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6·3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이날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6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55분께 짙은 남색 정장에 와인색 넥타이를 매고 서울중앙지법 지상 출입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 앞에는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지하로 모셔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짧게 미소를 지은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포토라인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국민께 하실 말씀이 없느냐”,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영장 발부 요청에 대한 입장은?”, “부정선거 영화는 왜 보셨나” 등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곧장 이동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상현 전 육군 특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23년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병력 269명을 이끌고 국회로 진입, 지휘차량에 실탄까지 싣고 현장을 지휘한 혐의로 군사법원에 기소된 바 있다.
이 전 준장은 앞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회의원을 끌어내고, 필요하다면 전기를 차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어, 이날 증언의 구체적 내용에도 관심이 쏠렸다.
한편 재판을 맡은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 판사는 지난 22일 해당 의혹과 관련한 해명서 및 자료를 제출했으며, “사적 친목 모임일 뿐 접대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서 “지 판사가 고급 유흥업소에서 여러 차례 접대를 받았고, 단 한 번도 계산한 적이 없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관련 사진도 공개했으나, 정확한 비용이나 결제 주체 등은 밝히지 않았다.
지 판사는 지난 19일 열린 4차 공판 직전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평소 삼겹살에 소맥 마시는 수준으로 지내며, 그런 장소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대선을 불과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과 이를 둘러싼 법조계 논란이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향후 증언 내용과 공판 결과가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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