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이영돈 P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기 위해 상영관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대통령 선거를 열흘여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를 관람하며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영화관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지난달 4일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이후 47일 만의 첫 공개 일정이다.
이 영화는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과 음모론을 중심에 둔 작품으로, 이영돈 전 PD와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가 제작에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씨의 초청을 받아 상영관을 찾았으며, 현장에는 ‘6월 3일 부정선거 확신한다’는 문구의 포스터와 붉은 풍선을 든 지지자들이 대거 모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 품인가' 관람 도중 계엄령 선포 장면이 나오자 관람객의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발언 없이 상영관으로 입장했고, 관람을 마친 뒤에도 기자들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다. 다만 이영돈 감독은 “윤 전 대통령이 ‘전자기기 없이 대만식·독일식 투명 선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발동 당시 정당화 근거로 내세웠던 부정선거 의혹을 중심으로 구성된 내용이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영화 관람을 두고 사법 절차와 여론전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영화 관람 현장에는 무소속 황교안 대선 후보도 함께 있었고, 전한길 씨는 “2030 청년 관객들이 많이 온다고 해서 응원 차 방문한 것일 뿐”이라며 대선과의 연관성은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와 지지자들의 반응은 그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거리두기에 나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한 자연인”이라며, “그의 일정과 발언에 대해 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등장이 김문수 후보를 둘러싼 대선 정국에 다시 한 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당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아선 안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행보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은 부당하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강경 지지층을 통해 다시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불구속 상태의 피고인이 자신의 혐의를 둘러싼 서사를 대중 매체를 통해 재생산하는 것은 사법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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