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3.5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4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나 영아사망률 등 주요 지표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자살률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건강 불평등'의 이중성을 드러냈다.
보건복지부가 30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OECD 평균 81.1년보다 2.4년 길었다. 스위스(84.3년)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기대수명은 해당 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의미한다.
질병 예방과 조기 치료로 막을 수 있는 사망인 ‘회피가능사망률’도 인구 10만 명당 151명(2022년 기준)으로, OECD 평균(228.6명)보다 크게 낮았다. 이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성과 질이 높은 수준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자살률만큼은 여전히 심각하다.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3.2명(2022년 기준)으로, 2003년 이후 20년 넘게 OECD 국가 중 1위를 유지 중이다. OECD 평균(10.7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정부는 이 문제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의료 이용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 18회로 OECD 평균(6.5회)의 약 2.8배에 달해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병상 수는 인구 1천 명당 12.6개(OECD 평균 4.2개), 급성기 병상도 7.4개(평균 3.4개)로 OECD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의사 수는 OECD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23년 기준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2.7명으로, 일본(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평균은 3.9명 수준이다. 의대 졸업생 수도 인구 10만 명당 7.4명으로 평균(14.3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의료비 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중은 8.5%**로 OECD 평균(9.1%)보다 낮았지만, 지난 10년간 1인당 의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7.8%로 OECD 평균(5.2%)보다 훨씬 높았다. 1인당 의료비는 구매력 기준으로 4,586달러(약 634만 원)였다.
1인당 의약품 지출도 968.9달러로 OECD 평균(658달러)보다 310달러 더 많아 세계 최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관리에 따른 약물 소비 증가와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건강행태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2023년 기준 흡연율은 15.3%, 주류 소비량은 1인당 7.8리터로 각각 OECD 평균(13.2%, 8.6리터)보다 높거나 낮은 수준이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꾸준히 감소 중이다.
비만율(체질량지수 25 이상)은 36.5%로 OECD 평균(56.2%)보다 낮았지만 증가세는 이어졌다. 2013년(31.5%) 대비 5%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장기요양 분야에서도 과제가 남는다. 65세 이상 노인 중 재가요양서비스 이용 비율은 9%, 시설 이용은 2.7%로, 각각 OECD 평균(11.2%, 3.5%)보다 낮았다. 요양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53.8개로, 10년 전보다 소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보건의료 시스템은 분명한 성과를 냈지만, 자살률·의사 부족·과잉진료 구조 등은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률 감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고, 필수의료 인력 확충 및 지역 간 격차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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