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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IQ 알려준다”…실리콘밸리서 유전자검사 확산

실리콘밸리, 배아 유전자검사로 IQ·질환 위험 ‘점수화’ 확산
6천~5만달러 지불하고 배아 선택…폴리제닉 점수 활용
전문가 “IQ 이점 평균 3~4점”…예측 정확도·연관 위험 지적
능력주의 문화가 수요 견인…윤리·공정성 논의 지속
송성용 기자 2025-08-14 13:02:17

▲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가상 이미지 / 이미지fx 생성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험관아기(IVF) 시술에 앞서 배아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예측 지능지수(IQ) 등을 점수화하고, 그 결과로 배아를 선택하는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베이(Bay) 지역의 스타트업들이 배아 다수의 유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특성 예측치를 제시하고 부모의 선택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비스 비용은 6천달러(약 800만원)에서 최대 5만달러(약 7천만원) 수준으로, 베이 지역에서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클리어스지노믹스’, ‘지노믹 프레딕션’, ‘헤라사이트’ 등 업체들은 배아별로 다인자(폴리제닉) 점수에 기반한 IQ 예측치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등 특정 질환 위험 추정값을 제공한다. 한 이용자 부부는 업체로부터 받은 각종 예측치를 스프레드시트에 입력해 자체 가중치를 적용, 총점이 가장 높은 배아를 이식 배아로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다산(多産) 운동으로 알려진 시몬·맬컴 콜린스 부부도 일부 배아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받은 뒤 이식 배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측은 지역 특성이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본다. 누클리어스지노믹스의 키안 사데기 창업자는 “실리콘밸리는 IQ를 사랑한다”고 했고, 하버드의대 통계유전학자 사샤 구세브 교수는 이 같은 ‘유전 최적화’ 흐름이 능력주의 문화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일부 최고급 유치원에서 IQ 결과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지역 분위기가 도덕적 갈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확도와 파급효과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예루살렘 히브리대 샤이 카르미 교수는 현재 모델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작위 선택 대비 평균 IQ 3~4점 상승” 수준이라며 “아이를 ‘신동’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세브 교수는 높은 IQ 점수를 기준으로 배아를 고를 경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상관관계 가능성을 지적했다. 스탠퍼드대 행크 그릴리 센터장은 부유층 중심의 ‘유전적 격차’ 심화와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배아 선별 유전자검사는 기존의 임상적 용도인 착상 전 유전자검사(PGT)와는 성격이 다르다. PGT는 염색체 수 이상이나 특정 단일유전자 질환 보유 여부 등 의료적으로 검증된 위험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IQ 같은 복합 형질은 유전·환경 요인이 뒤섞여 예측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럼에도 관련 서비스 이용이 늘며 ‘셔틀’처럼 점수표를 들고 배아를 고르는 사례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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