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셧다운 장기화 여파로 환율 1,430원 돌파
외환당국 “필요 시 대응”…시장 안정 의지
전문가 “대외 불확실성 장기화 시 고착화 우려”
송성용 기자2025-10-13 15:01:59
▲< 환전소에 표시된 환율 / 사진: 연합뉴스>
■ 미·중 갈등·셧다운 장기화 여파…1년 6개월 만에 공동 경고 메시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공동으로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두개입은 당국이 실제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 대신, 개입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시장의 기대심리를 조정하는 간접 개입 방식이다. 실질적인 자금 투입 없이 환율 급등락을 완화하는 ‘경고성 정책 수단’으로, 정부의 환율 방어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공동 구두개입은 지난해 4월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오른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 트럼프의 ‘대중 100% 관세’ 예고…대외 불확실성 확산 이번 환율 급등은 단기적 요인보다는 복합적 대외 변수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셧다운 장기화, 한·미 관세협상 지연,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대응해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 직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 흐름이 강화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
또한 미 의회의 연방정부 예산안 협상 지연으로 셧다운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 외환당국 “필요 시 대응”…시장 안정 의지 외환당국의 메시지 발표 직후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430원대 초반에서 1420원대 후반으로 하락하며 다소 안정을 찾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실개입이 아닌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경고 신호만으로 단기 과열 심리가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급등이 일시적인 심리적 쏠림에 따른 것이라면 당국의 메시지 효과가 유효할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 “대외 불확실성 장기화 시 고착화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구두개입이 단기 진정 효과는 있겠지만, 구조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1400원대 고착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장기화와 대중 관세 압박 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 압력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다운 연구원 역시 “대내적으로는 대미 투자 협상 불확실성이,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이 맞물려 원화 고유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환율 안정·시장 심리 회복이 관건” 정부는 향후 시장 심리 안정을 위해 한·미 협상 진전과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를 병행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외환시장 안정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연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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