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솟구쳐 솟구쳐 촛불처럼 밝혀라 환한 날들이 네 앞에 있음을ᆢ #가시연꽃 뜨거운 여름날, 연꽃은 스스로 피어나는 경이로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세상의 모든 번뇌를 품고도 청아한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듯, 연꽃은 우리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연꽃의 꽃말은 고결, 순수, 청정, 그리고 그리움이다. 6월부터 8월 사이, 새벽녘 이슬 머금은 채 조용히 피어나 햇살이 뜨거워지면 고이 꽃잎을 닫고, 밤이 되면 다시 물속 깊이 잠들어 쉬어간다. 이 신비로운 주기는 보통 3~4일간 이어진다.
5년 전, 여의도 면적만 한 드넓은 밭 형태인 시흥 관곡지 연밭에서 새벽 촬영을 하던 중 비가 기습적으로 쏟아졌다. 연잎 아래로 몸을 피하자, 후둑 후두둑 연잎 위로 들려오는 빗소리는 마치 섬세한 난타 공연처럼 생동감 넘쳤다. 그 순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자연 교향곡이었다.
▲ 그대 마음처럼 고요한 수면 그 위에서 꿈꾸고 싶은 마음 #빅토리아연 연못에서 만날 수 있는 연꽃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연분홍 및 백련, 그리고 가시연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작은 아이도 올라설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잎과 함께 밤에만 꽃이 피는 신비로운 빅토리아 연꽃이 있다. 여기서 잠시, 연꽃과 수련의 차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연꽃은 수면 위로 잎과 꽃대가 높이 솟아올라 피는 반면, 수련은 잎과 꽃이 수면에 거의 붙어서 핀다. 수련은 보라, 노랑 등 화려한 색상과 아름다운 자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 모든 연꽃 중에서도 특히 가시연꽃은 꽃대를 피울 환경이 되지 않으면 스스로 연잎을 뚫고 피어나는 강인함이 돋보이는 독특한 생태를 지녔다. 뾰족한 가시로 자신의 잎을 뚫고 피어나는 꽃은 마치 고난의 심연을 헤치고 피어나는 희망의 불꽃과도 같다. 그 끈질긴 생명력은 우리에게 묵묵한 극복의 교훈을 전한다. 삶의 어떤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피어나는 자연의 섭리는, 때로는 지치고 힘든 우리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어준다.
새벽 연밭에서 만나는 연꽃은 단순히 눈부신 풍경이 아니다. 슬픔에 잠긴 이에게는 잔잔한 위로의 촛불이 되고, 기쁨에 찬 이에게는 더 큰 희망의 불꽃으로 타오르는 것이 바로 연꽃이다. 이는 우리 삶에 늘 함께하며, 자연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아름다운 서사이다. 연꽃은 어느 시인의 싯귀처럼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처럼',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처럼' 우리 마음 가득 스며드는 존재다. 또한 우리에게 그리움이라는 아련한 감정을 일깨워준다. 새벽녘까지 연꽃봉오리에 머물다 간 별들의 체취를 느끼기도 하며, 우리는 어쩌면 지나간 소중한 시간이나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나아가 진흙 속에서도 더럽혀지지 않고 깨끗하게 피어나는 연꽃의 모습은 세속의 번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안과 깨달음을 선사한다. 이는 자연의 위대한 섭리와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를 헤아려 볼 수 있게 한다.
▲ 홍학 떼의 군무처럼 아스라히 펼쳐진 붉은 연꽃 바다 그 환상적인 풍경에 이대로 머물고 싶은... #수련 세계로 눈을 돌리면 더욱 경이로운 연꽃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태국 우돈타니 호수에서는 매년 1월부터 2월까지가 절정인데, 백만 송이 이상의 붉은 연꽃이 수면을 가득 채우며 숨 막히는 풍경을 연출한다. 환승까지 편도 15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었지만, 그 장엄한 광경을 보기 위함이었다. 마치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그 모습은 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연꽃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위로와 희망, 그리고 설렘을 안겨주며, 고난 속에서도 피어나는 아름다운 삶의 교훈을 선물한다. 이번 여름, 세미원, 선교장, 관곡지, 전주덕진공원 등 이른 새벽 드넓은 연꽃의 합창을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연꽃은 분명 당신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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