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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표면 참바위취꽃 그 감동의 노래

고홍곤 야생화 사진작가 2025-07-14 13:53:00

하늘의 꽃은 별이듯
나의 꽃은 영원히 지지 않는 
참 고마운 당신 ..

▲ 고산 가뭄속 바위표면 참바위취꽃

▲ 마음속 영원히 반짝일 꽃별처럼ᆢ

2년 전 8월 초, 나는 설악산 대청봉 정상 근처에서 타오르는 가뭄 속에서도 들깨 씨앗만 한 참바위취가 바위 표면에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1,708미터 근처 이 높은 곳에서, 물 한 방울 없는 가뭄에 꽃을 피웠을까…' 경외감과 놀라움이 가득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밤낮의 온도 차로 맺힌 아침 이슬로 살아가는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자연의 섭리 앞에서 숙연해졌다. 바위에 붙어 피어난 이 작은 꽃은 마치 어두운 밤길을 밝히는 점멸등처럼 삶의 여정 곳곳에서 반짝이며 길을 안내하는 듯하여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참바위취는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절실한 사랑', '모성애'이다. 바위틈에서도 굳건히 피어나는 생태는 강인한 생명력과 끈기를 상징하며, 어떤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절대 긍정의 마음을 가지게 한다. 이렇게 작은 존재들이 우리 마음에 어떤 화려한 꽃보다 더 깊은 울림을 전해주며 참 스승처럼 삶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오랜 세월 바위틈새를 비집고 피어나는 들꽃 한 송이, 혹은 도심의 시멘트 틈이나 아스팔트를 뚫고 끝내 피어나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는 여린 풀꽃처럼 말이다. 이러한 작은 생명들이 보여주는 강인함과 고요한 아름다움은 우리의 시선을 붙잡고 영혼을 어루만지며 침묵의 언어로 삶의 격려와 위로를 준다.

꽃 사진 전시장에서 아주 작은 꽃을 세상의 주인공처럼 화면에 가득 채워 표현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경이로운 세상에 매료되어 어느 화려한 작품보다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 작은 꽃들에도 무한한 에너지와 우주가 담겨 있으며, 그 존재 자체가 기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우리 인간이,  그 작은 꽃들의 끈질긴 생명력 속에서 우리 내면의 강인함과 연결되어 깊은 공감과 감동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꽃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훨씬 크며 그것은 바로 어떤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가치이다.

'디자인은 새로운 발견이다'라는 말처럼, 이 작은 꽃들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우리가 그저 스쳐 지나간다면, 우리는 눈뜬장님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발 더 다가가 그 꽃들의 숨결과 마주할 때, 우리는 마치 기적 같은 우주의 심장, 꽃의 심장을 우리 마음에 이식하는 듯한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이는 우리 스스로가 지닌 본연의 모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이 드넓은 우주 속에서 한없이 작은 꽃 같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각자의 삶이라는 소중한 무대 위에서, 때로는 눈에 띄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로 충실하게 살아내기 때문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그 어떤 거창함 없이도 '참으로 빛나는 삶'을 그 작지만 아름다운 꽃처럼 온몸으로 엮어가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피워내는 작은 노력들, 사소한 순간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리고 때로는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꿋꿋이 버텨내는 우리의 모습 자체가 이미 눈부신 빛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서 진정한 가치가 샘솟는다.

우리 모두가 비록 작은 꽃 같은 존재일지라도, 서로의 빛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따스한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 마음속에서 영원히 지지 않고 늘 서로에게 반짝이며 삶의 길을 밝혀주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빛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당신의 일상 속에서 작지만 당신의 삶을 빛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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