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긴급 방제에 나섰다. 환경부는 4일 인천 계양산에 직원 37명을 긴급 투입해 대규모 수거와 광원 유인장비를 활용한 포집 작업을 실시했으며, 서울시는 소방서와 협력해 물을 활용한 ‘친환경 살수 방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인천 계양산에서 러브버그가 이례적으로 대량 출몰해, 공원 일대에 사체가 카펫처럼 쌓이고 악취 민원이 급증하는 등 주민 생활 불편이 극심한 상황이다.
러브버그는 2015년 국내에 처음 출현한 이후 매년 6~7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해왔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시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4,700건에 달한다.
▲ 러브버그로 뒤덮인 계양산 정상 / 사진=연합뉴스
환경부는 빛에 유인되는 러브버그의 생태적 특성을 활용해 ‘광원 포집기’ 7기를 계양산 일대에 설치하고, 송풍기·포충망·살수 장비를 총동원해 현장 방제에 나섰다. 또 국립생물자원관은 향후 곤충 대발생에 대비해 전국 지자체와의 협업체계를 확대하고, 실시간 발생 감시 체계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화학 약품을 배제한 친환경 살수 방제를 강화 중이다. 3일에는 노원구 삼육대 인근 제명호 숲길에서 소방 살수차를 투입해 러브버그 주요 서식지에 대량의 물을 뿌려 개체 수를 줄이는 작업을 벌였다. 날개가 약한 러브버그는 수분에 취약해, 나뭇잎 아래를 중심으로 물을 살포하는 방식만으로도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화학적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 교란을 우려해 제한되므로, 살수 중심의 방제가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며 “특히 민원이 집중되는 산책로·공원·녹지 지역을 중심으로 소방서와 협력한 방제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본래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사체가 대량으로 쌓이면 위생 문제를 유발하고 도시 생활에 실질적 불쾌감을 초래해 방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지역으로 서식지가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노원구·구리·남양주 등에서는 올해 처음 민원이 발생하거나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확산이 단순히 기온보다는 녹지 축을 따라 번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도심 생태계 변화와 기후 위기의 연계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AI 기반 곤충 대발생 예측·방제 기술 개발’ 등 중장기 R&D 투자를 확대하고, 향후 국내 유입이 예상되는 외래 곤충 목록화 및 특성 분석에 착수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아울러 러브버그처럼 대규모 발생이 반복되는 곤충을 법적으로 관리 가능한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현재는 관련 법적 근거가 미비해 예산과 기술 대응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곤충 대발생이 기후변화와 맞물려 더욱 심각해졌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초기부터 신속히 대응하고, 필요한 인력과 장비,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역시 시민 대상 생활 수칙 안내와 시범 포집 장비 운영, 광원 및 향기 유인제 실험 등 자구책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친환경적이고 비화학적인 방법으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곤충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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