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전국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햇볕에 몇십 분만 노출돼도 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더 무서운 건 이러한 자외선 노출이 피부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환자 수는 2019년 2만5,997명에서 2023년 3만5,658명으로 4년 만에 약 37%나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와 야외활동 증가, 오존층 파괴 등으로 인한 자외선 누적 노출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인에게 흔한 피부암은? 피부암은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크게 ‘악성흑색종’과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나뉜다. 비흑색종은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대표적이며, 전체 피부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인의 경우 특히 이 두 가지 비흑색종이 얼굴, 목, 손 등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에 자주 생긴다. 기저세포암은 주로 검은색 또는 흑갈색의 볼록한 병변으로 시작해 중심이 꺼져 보이기도 하고, 편평세포암은 붉은 반점처럼 시작해 점차 두꺼워지면서 각질, 진물,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반면, 악성흑색종은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가장 치명적인 유형으로 꼽힌다. 아시아인의 경우 손바닥, 발바닥, 손발톱 주위에 자주 발생하며, 처음에는 단순한 점처럼 보이다가 점점 크기와 색, 경계가 변하면서 진행된다. 흑색종은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고, 조기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장기로 빠르게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자가진단은 ‘ABCD 법칙’으로! 피부에 생긴 점이나 병변이 아래 4가지 기준에 해당된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암 자가진단법 'ABCD' (출처=서울대병원tv) A (Asymmetry): 점을 반으로 나눴을 때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다 B (Border): 경계가 불규칙하거나 흐릿하다 C (Color): 색깔이 고르지 않고 갈색, 검정, 회색 등 여러 색이 섞여 있다 D (Diameter): 지름이 6mm 이상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치료는 조기에, 예방은 평소 습관에서 피부암은 눈으로 확인 가능한 부위에서 발생하는 만큼, 평소 자가관찰만 잘해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존에 있던 점이 점점 커지거나 색이 달라지고, 새로운 반점이 생겼을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광선각화증처럼 붉고 거친 판 형태의 병변이 있는 경우나, 점처럼 보이는 부분이 피가 나거나 잘 아물지 않는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암 진단은 기본적으로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병변이 작을 경우에는 부분 절제를 통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기도 한다. 기저세포암은 전이 가능성이 낮아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편평세포암과 악성흑색종은 CT, PET 등 영상 검사로 전신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주로 수술을 통해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며, 병변이 큰 경우에는 피부이식이나 피판술을 병행해 미용적·기능적 회복을 돕는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냉동치료, 방사선치료, 항암요법 등이 보조적으로 시행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자외선은 누적되며, 흐린 날에도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출 시에는 SPF30 이상 자외선차단제를 2시간 간격으로 꼼꼼히 덧바르고, 장시간 야외활동 시에는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 긴팔 의복으로 물리적 차단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중장년 이후 피부암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생활 속 자외선 차단 습관은 필수다.
서울대병원 조성진 피부과 교수는 “피부암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단순한 점이나 잡티로 오해하기 쉽다”며 “작은 변화라도 간과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예방과 조기 발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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