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3’ 전 세계 1위…열광과 실망 교차한 마지막 게임

고은희 기자 2025-06-29 14:46: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며 화려한 피날레를 알렸다. 하지만 정작 시청자 반응은 엇갈리며,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29일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지난 27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오징어 게임3’는 공개 다음 날인 28일 기준으로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9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시즌은 시즌2에서 반란에 실패한 성기훈(이정재)이 다시 게임으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체를 감춘 프론트맨(이병헌), 각자의 사연을 품고 살아남은 참가자들이 최후의 운명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로,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다.

폭발적 인기…그러나 엇갈린 반응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상징성과 전작들의 전 세계적 흥행 덕에 '오징어 게임3'는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정상에 올랐지만, 시청자들의 평가는 다소 냉정하다.

미국의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오징어 게임3’의 비평가 점수는 83%로 양호했지만, 일반 시청자의 평점을 나타내는 팝콘지수는 51%에 그쳤다. 이는 시즌1의 95%(비평가)·84%(시청자)와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이다.

“잔혹성은 더 강해졌지만, 메시지는 사라졌다”

해외 주요 언론들은 전작과 비교해 날카로운 사회풍자와 서스펜스는 옅어졌고, 잔혹성과 폭력만이 부각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뉴욕타임즈는 “예측 가능한 스토리와 무의미한 서브플롯, 만화 같은 VIP 장면이 몰입을 방해한다”고 혹평했고, 영국 가디언은 “풍자는 사라지고 고문과 잔인함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타임즈는 “감정적 무게감 없는 결말은 에미상 수상작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등장인물은 장기말처럼 기능적으로만 존재할 뿐, 인간적인 복합성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강렬한 마지막 한 방은 있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미국 타임지는 “감독 황동혁이 시리즈의 주도권을 되찾으며 마지막 시즌에서 본연의 잔혹한 매력을 재현했다”며 "감정과 폭력의 균형 속에 강렬한 엔딩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인디와이어는 “에필로그의 연출은 인상 깊었고,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강렬했다”며 시즌3가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했다고 봤다.

에미 6관왕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까

2021년 첫 선을 보인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을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어 공개된 시즌2도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상위권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흥행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3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세계적인 팬덤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지만, 전작만큼의 신선함과 감동을 전달했는지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청률에서는 ‘정상’에 올랐지만, 작품성 평가에서는 ‘논란’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다음 주 공식 주간 시청 순위를 발표할 예정이며, 업계는 ‘오징어 게임3’가 다시 한 번 넷플릭스 역사에 이름을 올릴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