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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대출 규제 시행에 서울 아파트 74% ‘대출절벽’…현금 부자만 웃는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대출 가능액 축소
노동강등7개 구만 6억원 한도 이내
고은희 기자 2025-06-29 14:32:03
▲ 서울 아파트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8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초강력 규제를 시행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대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조치로 서울 전체 아파트의 약 74%가 기존보다 대출액이 줄어들게 되며,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중산층과 청년층의 주택 진입 장벽이 한층 높아졌다.

부동산R114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며, 전체 약 172만 가구 중 127만6천여 가구가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시세가 14억6천만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대출 한도가 기존 10억 원대에서 6억 원으로 축소돼 최소 8억6천만 원의 자금이 있어야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

특히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그 타격이 더욱 크다. 규제 전까지만 해도 LTV(주택담보인정비율) 50% 적용 시 15억 원 이상 대출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6억 원이 한계다. 이에 따라 강남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최소 25억 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

강북 일부 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성동·마포·광진·양천·영등포구 등 평균 시세가 14억-16억 원에 이르는 지역은 현금만으로 8억-10억 원을 준비해야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번 조치는 고소득 전문직과 자산가들만의 시장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규제의 여파로 매수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기습적인 대출 규제로 매수 문의가 사실상 ‘제로’가 됐다”며 “시장 관망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중개업소 대표도 “상급지로 갈아타기 어렵고, 전세를 낀 갭투자도 막히면서 일반 서민들의 매입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치로 비교적 가격이 낮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중랑구 등은 사실상 유일한 ‘대출 가능지’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평균 시세가 6억~8억 원대로, LTV 70%까지 적용해도 6억 원 이내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외곽과 경기·인천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과 경기의 평균 매매가는 각각 4억4천만 원, 5억8천만 원 수준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과천, 성남 분당·판교, 하남시 등 고가 지역은 대출 축소로 서울과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정부는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정책자금대출도 축소했다. 생애최초·신혼부부 대상 대출 한도가 종전 2억5천만-5억 원에서 2억-4억 원으로 줄어들며, 2030세대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거래 절벽과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중저가 주택으로의 수요 쏠림과 갭투자 우회 가능성 등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대출 여력이 없는 다수의 실수요자는 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편법 대출이나 단기 대부업체를 통한 우회 매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는 “신규 사업자등록을 내고 불법 대출을 받는 등의 우회 수요가 조심스럽게 살아날 조짐도 보인다”며 정부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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