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최근 1년간 자사 주식 10억 달러(약 1조 3,600억 원) 규모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약 5억 달러어치는 이달 들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에 집중 매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시 자료와 시장 정보업체 베리티데이터를 인용해 엔비디아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각 동향을 보도했다. 최근 주가 급등세에 맞춰 경영진이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CEO 젠슨 황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각에 나섰으며, 지난 20일과 23일 이틀간 약 10만 주를 1,440만 달러에 처분했다. 이는 그가 지난 3월에 사전 등록한 ‘10b5-1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올해 말까지 총 600만 주를 순차적으로 매도할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 10b5-1 계획은 CEO 등 고위 임원들의 내부자 거래를 방지하면서도 일정한 조건 아래 주식 매각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베리티데이터의 벤 실버맨 부사장은 “황 CEO는 주가가 급락했던 1분기에는 매도하지 않고 상승세가 뚜렷해진 이후 매도에 나섰다”며 “시장 흐름을 잘 읽은 매우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4월 저점인 92.11달러에서 이달 들어 150달러를 돌파했으며, 27일 종가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인 157.75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3조 8,491억 달러(약 5,252조 원)로 팽창하며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젠승 황외에도 주요 임원과 이사들의 주식 매각이 잇따랐다. 초기 투자자인 마크 스티븐스 이사는 이달 18일 하루에만 약 8,800만 달러 규모의 60만 주를 매각했으며, 총 400만 주 처분 계획 중 절반 이상을 이미 현금화했다.
또한 글로벌 운영 담당 부사장 제이 푸리는 25일 2,5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그는 지난해 말 황 CEO를 대신해 중국 고위급과 접촉하는 등 회사의 전략적 교섭 창구 역할을 한 인물이다.
개인투자자 중 3대 주주로 알려진 텐치 콕스 이사는 이달 9일 1억 4,300만 달러를, 1997년부터 이사로 활동한 브룩 시웰은 4,800만 달러어치의 지분을 각각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포브스는 황 CEO의 순자산을 약 1,380억 달러(약 188조 원)로 추정했으며, 그 자산 대부분은 여전히 엔비디아 주식 형태로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영진의 일제 매도 행보에 대해 업계는 “단기 차익 실현” 이상의 의미를 두기보다 “지속 가능한 주가 흐름 속에서 계획된 매각”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의 압도적 지위를 바탕으로 급등한 만큼, 향후 주가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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