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관세,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동시 유발 우려…정책 조정은 아직 관망 중”

최현서 기자 2025-04-17 12:46:00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물가는 오르고 성장세는 둔화될 수 있다며, 연준의 목표인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사이에서 균형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당장은 기준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고, 경제 흐름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관세, 물가와 성장에 동시에 타격…둘 다 잡기 어려운 국면 올 수 있어”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 발표된 관세 수준이 예상을 웃돌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물가 상승과 동시에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연준이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가 서로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는 경제가 각 목표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그리고 그 간극이 어느 시점에 좁혀질 수 있을지를 함께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 효과, 일시적일 수도…그러나 공급망 차질이 장기 인플레로 이어질 수도”
관세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공급망 차질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파월 의장은 “과거 코로나19 당시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가격이 장기간 상승했던 사례처럼, 공급망 문제는 물가 상승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대비 2.3% 상승했고,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지수는 2.6% 올라 연준 목표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지금은 명확성 기다릴 때…‘연준 풋’ 없다”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의 ‘관망 기조’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로선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기 전에 더 많은 명확성을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당장 금리 조정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주식시장 급락 시 연준이 개입할 것이라는 이른바 ‘연준 풋’(Fed Put) 기대에 대해선, “시장은 스스로 기능하고 있으며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연준 풋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글로벌 달러 수요엔 대비 중”…통화 스와프 언급
글로벌 유동성 우려에 대해서는 “달러 부족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연준은 외국 중앙은행들과의 통화 스와프 라인을 통해 달러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팬데믹 당시에도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화에 핵심 역할을 했던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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