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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첫날부터 곳곳서 소동…관리 부실·중복 투표·불법 촬영 논란까지

고은희 기자 2025-05-30 10:27:38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30일, 곳곳의 투표소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 29일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포착된 투표용지 추정 종이 / 사진=연합뉴스.유튜브 '애국청년 박준영' 캡처 

30일 경기남부경찰청에는 회송용 봉투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된 용지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용인 수지구 성복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 배치된 한 선거참관인은 이재명 후보에게 기표된 기표용지가 반으로 접힌 채 나왔다며 112에 신고했다. 

29일 오전 서울 신촌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는 관외 사전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투표 대기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본인 확인을 거친 일부 유권자들이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들고 대기줄을 벗어나 점심식사를 하거나 외부를 배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튜브 생중계 화면에는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손에 든 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하지 못했고 대기 중 선거인 통제가 미흡했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실제 투표지 반출은 없었고 투표용지 매수와 회송봉투 수량은 일치한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투표소는 기표대와 신분확인 장비 수가 부족했고, 현장 관리도 지자체 공무원이 단독으로 수행해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서울 수서경찰서는 29일 대치2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두 번 한 유권자가 있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본인 확인 절차의 허점을 악용해 동일인이 두 번 투표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투표의 정당성 자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위법행위로 간주될 전망이다.

또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투표소에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인사들이 투표소 인근에서 유권자들에게 한국어 능력을 시험하겠다며 접근하거나 특정 외모를 근거로 중국인 색출을 시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귀화한 한국인 유권자도 대통령선거에 투표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상에는 “중국인이 투표했다”는 식의 인종차별적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선거법 전문가들은 “투표소 인근의 소란한 언동은 현행법상 제재 대상이며, 선거의 자유 방해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전투표소 내부에서 기표 장면을 촬영한 중국어 영상이 SNS에 올라온 사례도 확인됐다. 공직선거법상 기표된 투표지 촬영 및 공개는 명백한 불법으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성조기를 휘두르며 소란을 피운 인물은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지 회송 과정에서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전국에 6천 명 이상의 무장 경찰을 배치하고, 사전투표지 이송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각 투표소에서는 실시간 투표자 수를 1시간 단위로 공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을 가장한 방해 행위, 딥페이크 영상의 유포, 여론조사 결과 왜곡 공표 등 법적 처벌이 가능한 위반 사례도 빈발하고 있어 유권자 개개인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공직선거법은 허위 정보 유포, 선거 벽보 훼손, 투표소 내외 교란 행위 등을 엄중히 다루고 있으며, 단순한 장난이라도 위법 시 실형 선고까지 가능한 중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전투표는 30일 저녁 6시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본투표는 다음  3일 실시된다. 선거관리 당국은 남은 기간 유권자와 현장 관리요원 모두가 법적 규범과 선거질서를 준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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