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Commandeur)’를 수훈했다.
시상식은 파리 오페라 코미크에서 열렸으며 한국계 프랑스인인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장관이 직접 훈장을 수여했다.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은 1957년 제정된 국가 훈장으로,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인물에게 수여된다. 등급은 슈발리에(Chevalier), 오피시에(Officier), 코망되르(Commandeur)로 구성되며, 이 중 코망되르가 가장 높은 등급이다.
조수미는 김정옥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2002년), 지휘자 정명훈(2011년)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코망되르 훈장을 받았다.
시상자로 나선 펠르랭 전 장관은 “1980년대 서양 오페라 세계에서 아시아 예술가가 성공하는 것은 매우 드물었던 일”이라며 “당신은 편견과 장벽을 깨고, 후배 예술가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당신의 예술은 국경을 넘고, 프랑스와 한국 사이의 아름다운 다리가 되었으며, 문화의 보편성과 예술을 통한 인류애라는 공화국의 이상을 실현해냈다”고 강조했다.
조수미는 “이런 영예는 제 상상조차 뛰어넘는 일이며 인생의 정점에 도달한 느낌”이라면서도 “이 순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젊은 세대를 위해 더 많이 나누고 그들을 지원하며 영감을 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프랑스는 저에게 많은 기회를 준 나라”라며 “언어와 출신, 종교와 무관하게 재능이 있다면 받아들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은 저만의 기쁨이 아니라 저를 지지해준 한국 팬 모두의 것”이라며 감사 인사도 전했다.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한 이후,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며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파리 샤틀레 극장, 샹젤리제 극장 등 프랑스 내 무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후학 양성을 위해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창설했고, 제1회 우승자들과 함께 오는 6월 중국과 한국에서 콘서트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내년에는 데뷔 40주년과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콘서트가 계획돼 있으며, 2회 콩쿠르는 내년 7월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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