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식 주제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추도식의 주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였다.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6월 16일 제8회 노사모 총회에 보낸 축하메시지를 인용한 것으로, 고인의 묘비 받침대에 새겨진 말이기도 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 등 유족을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우원식 국회의장,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자리했으며 여야 주요 정당 대표 및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대거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사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 김규리 씨가 맡았다. 추도식은 국민의례, 내빈 소개, 추도사, 주제 영상, 100인 시민합창단의 추모 공연, 이사장 인사말 순으로 약 1시간 진행됐다. 노란 옷을 맞춰 입은 합창단은 ‘광야에서’와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를 열창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씨,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시민의 힘을 가장 깊이 신뢰한 지도자였다”며 “지난 겨울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민주주의의 역행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약한 자들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되는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며 고인의 뜻을 잇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정인 전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노 전 대통령은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외교를 펼친 지도자였다”며 “10·4 남북공동선언은 공존과 공영의 철학이 담긴 결과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상식과 원칙, 공존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우리는 이미 노무현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지난겨울 광장을 지켰던 시민들,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수많은 이들이 곧 ‘시민 노무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안함보다 자부심으로, 죄책감보다 당당함으로 이 자리에 선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선 후보 본인들은 저녁 TV토론 일정으로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오전 봉하를 찾아 묘역에 참배했다. 이 후보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다”는 방명록을 남겼고, 이준석 후보는 “열심히 공부해 나라를 위한 큰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오후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등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도식이 끝난 뒤 정치권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했고 시민들도 국화 한 송이를 헌화대에 올리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노란 바람개비와 핀버튼, 고인의 어록이 적힌 종이들이 봉하의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가운데 수많은 이들이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켰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하루 동안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이 약 1만 5천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16년이 흐른 지금도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그의 신념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 뜻을 기억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해마다 봉하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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