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탄수화물 제한 식단이 두통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최근 건강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들이 초기에 경험하는 심한 두통은 뇌의 에너지 부족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인체의 뇌는 유일하게 포도당만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특별한 기관이다. 인체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약 20~25%를 뇌가 소모하며, 포도당이 부족해지면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둔화된다. 탄수화물을 급격히 줄이면 뇌에 필요한 포도당 공급이 중단되어 두통이라는 형태로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2015년 독일 스포츠 영양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저탄고지 식단을 시작한 참가자의 67%가 첫 주에 두통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는 탄수화물 섭취를 갑자기 줄임으로써 나타나는 '케토플루(Keto Flu)'라는 증상군의 일부로, 두통 외에도 무기력감, 집중력 저하, 입냄새, 변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탄수화물 제한 시 우리 몸은 지방을 연소해 케톤체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 적응 과정에서 혈당 저하와 탈수, 전해질 불균형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다양한 신체 증상이 발생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뇌를 '수회(髓海)'라 부르며, 뇌 기능이 떨어지면 두통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고 본다. 갑자기 음식을 줄이면 기혈(氣血) 손상으로 머리가 아픈 상태가 되는데, 이를 '기허두통(氣虛頭痛)'이라고 부른다.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려면 탄수화물을 갑자기 끊기보다는 천천히 줄이고, 수분과 전해질을 적절히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새로운 에너지 대사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저탄수화물 식단의 성공 비결이라 할 수 있다.
▲ 탄수화물 줄였더니 머리가 '띵'... 저탄고지 두통의 모든 것
정순한 기자 bluesky@egamedia.co.kr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