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레오 14세 교황, 첫 삼종기도서 “전쟁은 이제 그만…전 세계에 평화의 기적을”

최현서 기자 2025-05-12 00:13:46
본문 이미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바티칸의 새 교황 레오 14세가 첫 공식 메시지에서 전 세계의 전쟁 종식을 호소하며 평화를 촉구했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신자 앞에서 삼종기도를 집전하며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는 이날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처음으로 등장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언급하며, “오늘날 우리는 조각조각 흩어진 제3차 세계대전과 같은 비극적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각난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중 자주 사용한 말로, 각국의 국지적 무력 충돌이 마치 하나의 전쟁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교황은 “전 세계 강대국들에게 다시 한번 시급하고 절박한 호소를 전한다”며, “전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해 “사랑하는 이들의 고통을 마음에 품고 있다”며 “진정으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가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최근 무력 충돌이 있었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 소식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레오 14세는 이날 삼종기도를 마치며 “전 세계에 평화의 기적이 허락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삼종기도 직전에는 광장을 가득 채운 신자들을 향해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행복한 일요일입니다”라며 따뜻하게 인사했고, “오늘 어머니의 날을 맞아, 모든 어머니들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8일, 콘클라베 이틀째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미국 출신으로는 첫 교황이다. 선출 당일 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이번 삼종기도는 두 번째 공식 공개 일정이었다.

삼종기도는 바티칸의 오랜 전통으로, 교황이 매주 일요일 정오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서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다. 레오 14세의 공식 즉위 미사는 오는 5월 18일에 거행될 예정이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역사 속 오늘, 8월 2일

역사 속 오늘, 8월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며 걸프전의 서막을 연 날로, 중동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온 날이다. 또한 히틀러가 독일의 총통으로 권력을 집중해 나치
역사 속 오늘, 8월 1일

역사 속 오늘, 8월 1일

▶ 바르샤바 봉기 발발…폴란드 저항군 나치에 맞서다 (1944년)1944년 8월 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반(反)나치 저항운동인 ‘바르샤바 봉기’
역사 속 오늘, 7월 31일

역사 속 오늘, 7월 31일

7월 31일은 전 세계적으로 기억해야 할 역사적 전환점들이 겹쳐 있는 날입니다. 한 작가의 실종은 문학의 신화를 남겼고, 한 지도자의 선언은 독립국가
역사 속 오늘, 7월 30일

역사 속 오늘, 7월 30일

7월 30일은 이라크가 쿠웨이트 침공을 최종 결정하며 걸프전의 도화선이 된 날이다. 또한 유엔이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에 제재를 가하고, ‘세계
역사 속 오늘, 7월 29일

역사 속 오늘, 7월 29일

7월 29일은 대한민국 제2공화국 첫 총선이 치러진 정치적 전환점이자, 다이애나와 찰스 왕세자의 세기적 결혼식이 열린 날이다. 또한 NASA와 IAEA가 공식
역사 속 오늘, 7월 28일

역사 속 오늘, 7월 28일

7월 28일은 전쟁의 불씨가 세계를 집어삼킨 날, 대지진이 수십만 생명을 앗아간 날, 그리고 초고층 빌딩이 비행기와 충돌한 날. 인류의 기억에 깊이 새
역사 속 오늘, 7월 27일

역사 속 오늘, 7월 27일

7월 27일은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돼 전쟁이 멈춘 날로, 한반도에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가 형성된 역사적 전환점이다. 이 날은 미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