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적의 교황이 탄생했다. 새로 선출된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는 시카고 태생. 바티칸에서 그의 이름이 불리워졌을 때 일대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카톨릭에서 교황직은 오랫동안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강대국 출신은 배제한다는 암묵적 기준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는 교황의 ‘미국 국적’을 두고 기대와 놀라움이 엇갈리는 다양한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X'=@EndWokeness
“미국 교황, 세상의 새로운 이정표” 그러나 일부에선 ‘복잡한 심경’
새 교황은 군종사관으로 복무한 뒤, 라틴아메리카에서 오랜 시간 선교와 주교 활동을 이어온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과도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으며, 온건하고 실천적인 사목으로 신뢰를 받아왔다.이번 선출을 두고는 가톨릭 교회가 미국이라는 새로운 지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X'=@ArmandDoma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미국인 교황이라니, 우리가 아직도 덜 고생했나?”, “관세 피하려고 미국인 교황 뽑은 거냐”, “교황까지 미국인으로 뽑은 건 ‘미국이 싼 문제는 미국이 정리하라’는 뜻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이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보여준 극단적 행보에 대한 감정이 투영된 반응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인이지만…” 방송에서도 반복된 국적 설명 외신 보도에서는 새 교황이 미국 출신이라는 점을 전하면서도, “페루 등 중남미 지역에서 사목 활동을 해왔고, 라틴 문화권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는 설명을 반복했다. 브라질의 한 이용자는 이를 두고 “미국 출신이라는 걸 완화하려고 '그는 미국인이지만'…이라는 말을 방송에서 (반복한다) 열 번은 들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와는 다르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선 잇는 온건한 개혁가 신임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미국 내 강경 보수 성직자들과는 결이 다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부통령 J D 밴스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력이 있다. 포용과 화해의 철학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과 약자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해 왔으며, 미국 국적 외에도 페루 시민권을 가진 채 20여 년간 중남미 선교 활동을 하며 ‘국경을 넘어서는 인물'로 평가받아온 것도 파격적인 선출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해온 포용과 개혁의 흐름을 이어갈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첫 아메리카 교황은 프란치스코였다”는 지적도 미국인 교황의 임명이 미국 중심주의로 읽힐 것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었다. 스페인어권 이용자 중 일부는 “기억하라, 진짜 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은 프란치스코였다”는 글을 통해 아르헨티나 출신 전임 교황의 의미를 다시 조명했다.
▲'X'=@petrogustavo
“금기를 깬 교황, 세계 평화의 중심이 되기를” 미국 출신 교황 선출은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낳고 있지만 대다수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새로운 지역과 더 깊이 소통하려는 교황청의 의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X'=BarackObama 전 세계 주요 인사들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시카고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님께 축하를 보냅니다. 미국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며, 앞으로 그분이 가톨릭 교회를 이끌며 신자뿐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주시길 기도합니다”라고 썼다.
▲'X'=EmmanuelMacron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 SNS를 통해 “가톨릭 교회와 수많은 신자들에게 있어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과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 그리고 프랑스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께 형제애의 인사를 전합니다. 5월 8일 오늘, 이 새로운 교황직이 평화와 희망의 여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밝혔다.
'X'의 한 일반 이용자는 “가톨릭 교회에도 이제는 새로운 세기가 완전히 자리잡은 듯한 느낌”이라며 시대의 전환점을 실감하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전쟁과 불황으로 고통받는 이 시대에, 신임 교황 레오 14세가 어떤 행보로 평화와 통합의 메시지를 전할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