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를 살피는 임성재(오른쪽) / UPI = 연합뉴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임성재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제125회 US오픈 골프대회 첫날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13일(한국시간) 열린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선두인 미국의 J.J. 스펀(4언더파)에게는 2타 뒤졌지만, 가장 험난하다는 US오픈 코스에서 이뤄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성재는 이날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12번부터 14번 홀까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 들어 1번과 2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한때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으나, 3번과 4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낸 데 이어 8번 홀(파3)에서도 1타를 잃으며 2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경기 후 “오늘 목표는 언더파였는데, 목표를 달성해서 만족스럽다”며 “퍼트에서 실수가 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플레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빠르고 경사진 그린에서 거리감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며 “그 부분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이날 러프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이 페어웨이를 잘 지킨 덕분에 수월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임성재에게 US오픈은 유독 어려운 무대였다. 지금까지 6차례 출전해 4번이나 컷 탈락했고, 최고 성적은 2020년의 22위에 불과했다. 최근 3년간은 모두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그에게 특별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력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난이도가 높기로 악명 높은 오크몬트에서 상위권에 자리하며 메이저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같은 날 경기에 나선 김시우도 버디 4개, 보기 2개로 임성재와 함께 2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코스가 너무 어려워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며 “큰 기대 없이 편한 마음으로 쳤더니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3오버파, 로리 매킬로이는 4오버파, 디펜딩 챔피언 브라이슨 디섐보는 3오버파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단 10명에 불과했고, 80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만 16명이나 될 정도로 코스는 선수들에게 큰 도전이었다. 오크몬트의 까다로운 페어웨이와 빠른 그린은 참가자들을 압박했고, 특히 페널티성 러프는 티샷이 흔들릴 경우 바로 타수를 잃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성재는 비교적 실수를 줄이며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갔고, 오랜 기간 US오픈에서 쌓인 울렁증을 첫날부터 씻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선수 중 US오픈에서 우승한 이는 아직 없고, 아시아 선수 전체로 봐도 메이저 우승은 드문 사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임성재의 경기력은 그런 한계를 넘어서려는 첫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제 첫 라운드가 끝났을 뿐이고, 하루하루 집중해서 플레이하겠다”며 “이 흐름을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US오픈의 거센 바람과 가파른 경사, 예측불허의 그린 위에서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 골프의 새 이정표가 세워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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