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김민석, 비서실장 강훈식…이르면 오늘 인선 발표
2025-06-04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인선을 직접 발표하며 5년 임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발표 장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곳으로 정권 교체의 상징성이 더욱 부각됐다.
이날 오후 2시,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통합’을 상징하는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인선자들도 같은 넥타이를 매고 자리에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인선 발표를 하겠다”며 각 인사를 직접 소개하고 이들의 경력과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손짓으로 인사들에게 언론에 인사하도록 유도하는 등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소통형’ 브리핑을 선보였다. 이 같은 행보는 향후 국정 운영 기조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 장면으로 풀이된다.
브리핑이 진행된 장소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령을 선포했던 공간이다. 이곳의 문이 다시 열린 것은 지난 2월 26일 유혜미 전 수석이 저출생 대책을 발표한 이후 98일 만이다.
청사 내부는 다소 황량한 분위기였다. 이 대통령은 브리핑 시작에 앞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 제공해줄 직원도 없고, 컴퓨터도, 프린터도 없다”며 “황당무계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결재 시스템이 없어 지장을 찍으려 해도 인주조차 없다. 전 정부에서 직업 공무원을 전원 복귀시킨 듯하다”며 “곧바로 원대 복귀를 명령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대통령실 정무직과 파견직 공무원들이 모두 소속 부처로 복귀하면서 브리핑룸 외에는 청사 전체가 비교적 한산한 상태였다.
이날 청사 정문에는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기가 두 달 만에 다시 게양됐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나 윤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직을 상실하면서 내려졌던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는 여전히 운영이 중단된 상태로 접속 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추후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만 안내되고 있다.
브리핑 말미 이 대통령은 황인권 신임 대통령경호처장을 소개하며 “앞으로 대통령 출근한다고 길 너무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강유정 대변인과 위성락 안보실장에게는 “사퇴하셨는데 임명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농담을 건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 선서에서 “언제 어디서나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첫 인선을 통해 새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가 ‘소통’과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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