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폐암 조기 진단? 6월부터 의료현장 적용

최현서 기자 2025-05-13 13:49:38
▲사진=NEJM 논문 발췌, 연합뉴스

오는 6월부터 인공지능(AI)이 흉부 방사선(X선) 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기술이 의료 현장에 본격 도입된다. 폐암이나 폐결핵 등 주요 흉부 질환의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는 ‘흉부 방사선 촬영 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이상 소견 진단 보조’ 기술을 혁신의료기술로 지정하고, 6월 1일부터 2028년 5월 31일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도입되는 기술은 성인 흉부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병원에서 일반적인 방식(후전위 또는 전후위 자세)으로 가슴 X선을 촬영하면 AI 알고리즘이 해당 영상을 분석해 폐에 이상 소견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부위에 위치해 있는지를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AI가 판독 가능한 주요 이상 소견은 결절(폐에 생긴 작은 혹), 경화(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현상), 간질성 음영(폐 조직 사이 공간에서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음영), 흉막삼출(폐막 사이에 액체가 고이는 현상), 기흉(폐에 공기가 새는 상태) 등 다섯 가지다.

이 기술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혁신의료기술 평가를 통해 안전성은 확보된 것으로 판단됐지만, 임상 현장에서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적인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 단계다. 이에 따라 지정된 3년간의 사용 기간 동안 의료 현장에서 실제 사용 데이터를 수집해 효과를 검증하고, 이후 재평가를 통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기술의 가장 큰 기대 효과는 중증 흉부 질환의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눈으로는 놓치기 쉬운 미세한 병변이나 구조물에 가려진 이상 소견을 AI가 보다 정확하게 식별해낼 수 있어 진단 정확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가 일차적으로 이상 여부를 판단해주면 의료진은 더 면밀한 판독이 필요한 영상에 집중할 수 있어 진료 효율성과 시간 절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AI는 진단을 ‘보조’하는 역할에 한정되며, 최종 진단은 반드시 전문의가 환자의 증상, 병력, 타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하게 된다. 복지부 고시에도 해당 검사 결과만으로 흉부 질환을 확진할 수 없으며, 반드시 추가 검사 및 임상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아직까지는 이 기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검사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또한 AI 성능을 고도화하려면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문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해당 기술은 보건의료연구원에 정식으로 신고·접수된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기관에 소속된 의사에 한해 진단 보조에 활용할 수 있다. 향후 3년간의 임상 데이터 축적과 재평가를 거쳐 우리 의료 체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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