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8천년 전 한라산이 남긴 흔적…‘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지대’, 천연기념물 된다

이한나 기자 2025-05-01 14:59:11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지대 (출처=연합뉴스)

제주 한라산 정상 인근에서 2만8천여 년 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지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유문암질 화산암으로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1일, 제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에 위치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지대’를 천연기념물 제560호로 지정 예고했다. 지정 예고된 구간은 백록담 외곽을 기준으로 약 2.3㎞에 이르며, 최대 폭은 500~600m에 달한다. 이 일대에는 유문암질 각력암이 넓게 분포해 있으며, 밝은 회백색의 암석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독특한 지형을 이룬다.

▲각력암

‘모세왓’은 제주어로 ‘모래’를 뜻하는 ‘모세’와 ‘밭’을 뜻하는 ‘왓’이 합쳐진 말로, 실제로 해당 지역은 흰색 자갈이 널려 있어 모래밭과 유사한 경관을 보여준다.

이번에 확인된 유문암질 각력암은 기존에 제주에 주로 존재한다고 알려졌던 현무암질 화산암과는 다른 성분을 지닌 암석이다. 유문암은 이산화규소 함량이 높은 화산암으로, 마그마가 식어가는 마지막 단계에서 생성되는 가장 분화된 암석이다. 제주에서 이 유문암질 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해당 지형이 약 2만8천 년 전 소규모 용암돔이 붕괴되며 발생한 화산쇄설류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는 용암, 화산재, 암석 파편 등이 빠른 속도로 뒤섞여 흐르며 현재의 지형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는 이 지대가 화산 재해 예측, 마그마 분화 과정 분석, 그리고 한라산 고지대 화산퇴적층 형성과정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지대는 제주 화산지질의 다양성과 진화를 보여주는 핵심 유산”이라며 “보존과 활용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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