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다르 압바스 항구 대폭발…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최현서 기자 2025-04-28 16:05:36
▲사진=AP, 연합뉴스

이란 남부 도시 반다르 압바스에 위치한 샤히드 라자이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타스님·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호르모즈간주 당국은 이번 사고로 최소 40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상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발은 전날 오전 11시 55분께 발생했으며, 충격이 워낙 강력해 50㎞ 떨어진 지역에서도 폭발음이 감지됐다. 항구 내 다수 건물이 심하게 파손됐고, 약 2000개의 컨테이너가 불에 타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샤히드 라자이 항구는 연간 약 8000만t의 화물을 처리하는 이란 최대 항구로,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해 있다. 사고 당시 토요일은 이란의 업무 개시일이었으며, 항구에는 많은 인력이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화재는 80% 이상 진압됐으나, 강풍 등으로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반다르 압바스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야외 활동을 삼가고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으며, 학교와 사무실도 폐쇄 조치했다.

이란 정부는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을 본격화했다. 호르모즈간주 정부는 오는 29일까지 사흘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으며, 중앙정부도 28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영화관 등 문화시설이 일시 폐쇄됐다.

폭발 원인에 대해 이란 당국은 테러나 군사 공격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위기관리기구 대변인은 "항구 한편에 장기간 보관돼 있던 화학물질 컨테이너의 부적절한 관리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미사일 고체연료 제조에 쓰이는 과염소산나트륨이 폭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 이스라엘 매체도 중국발 과염소산나트륨의 폭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번 사고는 이란과 미국이 오만에서 3차 핵협상을 시작한 날 발생했지만, 현재까지 두 사건 간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도 외부 공격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사고 직후 호르모즈간주 위기관리본부 특별회의에 참석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질타하며, 화재 진압과 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항만 관리 체계 전면 점검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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