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전남 화순의 한 야산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한 대가 새벽 시간대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당국과 관계자들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지지대가 마치 엿가락처럼 휘며 무너진 이례적 형태로, 단순 기계 고장을 넘어 구조적 결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 화순군과 민간 사업자 A사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전 2시 50분쯤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 정상에 위치한 ‘금성산 풍력발전 단지’에서 발생했다. 높이 127m, 발전용량 4.7MW 규모의 풍력발전기 한 기가 지지대 하단 약 30m 지점에서 완전히 꺾이며 붕괴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변 안전 펜스 일부가 파손됐다.
A사는 2020년 착공해 2023년 6월 11기 전부를 준공하고 상업운전에 돌입한 상태였다. 전 구성품은 독일 지멘스가메사 제품이며, 설치와 조립 과정은 제작사에서 파견된 기술자가 직접 감독했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발전기 운영사와 제작사 관계자들이 함께 원인을 조사 중이다. A사 관계자는 “구조와 설치 모두 제작사에서 관리한 만큼, 제작사 측에서 원인을 분석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6년 강원도 태백시에서도 풍력발전기 붕괴 사고가 있었지만, 사고 원인은 끝내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업계 안팎에서는 사고 발전기의 지지대에 사용된 철재 두께와 관련된 자재·설계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착공 당시인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기로, 세계적으로 후판(厚板) 공급난이 있었던 시기다. 이에 따라 품질 저하나 설계 축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술자료에 따르면 4.7MW급 풍력발전기에는 직경 5천~6천mm, 철판 두께 30mm 이상이 적용돼야 한다. 다만 해당 발전기의 실제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설계 결함인지, 자재 문제인지, 혹은 시공 공정의 하자인지 여부는 정밀한 현장 분석 이후에나 확인될 전망이다.
화순군은 사고 직후 해당 발전기를 포함한 4기에 대해 가동을 중단하고, 민간인 출입을 전면 통제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나머지 발전기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도 병행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보강 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금성산 풍력발전 단지는 총 11기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설비 용량은 51.7MW다. 운영 주체는 대명에너지이며, 쓰러진 발전기의 철거와 복구에는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