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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제 ‘콘서타’ 품귀 사태…환자들 “약 없으면 일상도 무너진다”

최현서 기자 2025-04-16 15: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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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4o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공급난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처방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주요 약물은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ADHD 치료제 ‘콘서타’(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는 현재 18mg, 27mg, 36mg, 54mg 등 전 용량에 걸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급사인 한국얀센은 지난해 11월 이후 수차례 공급 부족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다.

ADHD 진단 환자 수는 2019년 13만 명대에서 2023년 기준 33만7,595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진단 기준이 명확해지고, 정신건강 진료 접근성이 높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약 공급은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콘서타 외에도 대체 약물인 ‘메디키넷’, ‘페니드’ 등도 줄줄이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보호자들은 약국을 돌며 재고를 수소문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시간 약국 정보를 공유하며 ‘약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29세 박모 씨는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하루에 약을 두 번 챙겨 먹는 게 ADHD 환자에겐 정말 쉽지 않다. 콘서타는 하루 한 번 복용이라 편했는데, 요즘은 약 자체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병원을 찾았던 박 씨는 약국에서 콘서타 재고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병원을 방문해 대체 약을 처방받아야 했다. 현재는 같은 성분의 ‘메디키넷’을 복용 중이지만, 하루 두 번 복용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새로운 약에 적응하는 데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예전엔 내 일상에 딱 맞게 조절되던 약이었는데, 지금은 약효 타이밍도 다르고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달 국회 전자청원 게시판에는 ‘ADHD 치료제 품절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 마련’ 청원이 올라와 1만3천 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이 약은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아이가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라고 호소했다.

한편 ADHD 치료제에 대한 오해와 오남용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과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약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해 비정상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이 약은 성적 향상을 위한 약이 아니며, 처방은 반드시 진단과 필요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처방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행정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약사 측은 “글로벌 수요 증가와 생산 여건의 복합적 영향으로 인해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공급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ADHD 치료제는 환자별 반응이 달라 단순 대체가 어렵고, 약물 중단이나 변경 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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