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벚꽃잎 위에 눈송이가 내려앉았다. 4월 중순, 전국 곳곳에서 눈이 쏟아진 가운데 서울은 81년 만에 봄눈 적설을 기록했다. 이 극적인 날씨의 주범은 대기 상층에서 북극 한기를 몰고 온 ‘절리저기압’이다.
전국을 뒤흔든 4월의 눈. 기상청에 따르면 4월 13일 강원도 화천 광덕산에는 12.6cm, 홍천 구룡령엔 9.4cm, 전북 무주 설천봉엔 6.8cm의 눈이 쌓였다. 서울 역시 0.4cm의 적설을 기록하며 1931년 이후 4월 중 역대 두 번째, 중순 기준으론 81년 만의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예상 밖의 눈은 대기 상층에서 발생한 절리저기압(Cut-off Low)의 영향이다. 절리저기압은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며 제트기류에서 잘려 나가듯 고립되어 형성된 상층 소용돌이형 저기압이다. 이번 절리저기압은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를 품고 내려오며, 상하층 온도차가 40~50도에 달하는 극심한 대기 불안정을 야기했다.
그 결과 중부 내륙과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는 대설, 남부 지역은 돌풍과 강우, 수도권은 우박과 낙뢰 등 봄답지 않은 혼란스러운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 역시 눈과 함께 시간당 77km의 강풍과 진눈깨비를 동반한 천둥번개가 관측됐다.
절리저기압과 함께 기상에 큰 영향을 준 또 하나의 현상은 블로킹(Blockings). 캄차카반도 동쪽에 고기압이 자리를 잡으며 제트기류의 동서 흐름을 차단했고, 이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강하게 흘러내릴 통로가 열렸다.
이러한 절리저기압과 블로킹은 드물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기상 현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과거보다 잦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의 경우, 1908년부터 지금까지 4월 중 눈이 내린 날은 총 35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원 산지에서는 5월에도 종종 눈이 내릴 정도로 기후 불안정성은 이미 현실이 됐다.
기상청은 14일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비 또는 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 산지엔 3~8cm, 제주와 경기 북부, 경북 북동 산지 1~5cm의 눈이 예보됐고, 바람도 시속 50km 이상으로 강하게 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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