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돼지 구제역 첫 확진…백신 맞고도 감염 “돌파 감염 우려 커져”

최현서 기자 2025-04-13 20:02:57
▲일러스트=챗GPT-4o

전남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돼지 구제역 확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백신을 맞고도 감염된 ‘무증상 감염’이라는 점에서 돌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안 돼지 농가 2곳 확진…“7년 만의 재발, 전남은 첫 사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무안군 소재 돼지 농장 2곳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두 농장은 지난달 15일 소 구제역이 발생했던 무안 한우 농장에서 각각 1.5km, 1.8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이번 사례는 국내에서 2018년 이후 7년 만에 확인된 돼지 구제역이며, 전남 도내에서는 구제역이 첫 발생한 1934년 이후 91년 만에 처음 발생한 돼지 사례다.

방역당국은 해제 검사 과정에서 축사 바닥 환경 시료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했고, 정밀검사 결과 12마리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에서 무증상 감염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돌파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보다 1000~3000배 많은 바이러스…“한 번 뚫리면 끝장”
돼지는 소보다 구제역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소 1000배에서 최대 3000배에 달해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 확진된 농장들의 백신 항체 양성률은 98.4%로 높은 수준이었으며, 야외 자연 감염 항체는 검출되지 않아 백신 효과로 증상이 억제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안이 뚫리면 전남 축산 전체 위기
첫 확진지가 된 무안에는 총 75개 농가에서 24만5100여 마리의 돼지가 사육 중이다. 이는 전남 전체 양돈두수의 17.7%로, 도내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무안과 인접한 나주, 함평, 영암, 신안, 목포까지 포함하면 해당 지역은 239개 농가, 약 68만4600마리로 전남 전체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한 번 뚫리면 끝장’이라는 말이 괜한 우려가 아닌 셈이다.

방역당국, 긴급 살처분+차단방역 총력
방역당국은 확진 즉시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5470마리 전량 살처분을 단행했으며, 무안 3km 방역대는 유지하고 이동제한 기간은 3주간 연장됐다.

또 전국 우제류 농가 및 관련 종사자·차량에 대해 13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전남 10개 시·군에 내려졌던 구제역 ‘심각’ 단계도 그대로 유지되며, 축산시장 개장 역시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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