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이름도 생일도 몰랐지만… 3살에 실종된 남성, 50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최현서 기자 2025-04-13 02:48:44
▲사진=연합뉴스

서울역에서 가족과 헤어진 지 반세기 만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을 찾은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뭉클함을 자아내고 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11일, 지난 2월 1일 한 50대 남성이 실종 신고와 함께 유전자 검사를 요청하며 가족을 찾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실종 당시 나이는 세 살. 그는 서울역에서 아버지와 예기치 않게 헤어졌고, 이후 부산 지역의 아동보호시설에서 성장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도, 생일도, 가족에 대한 기억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장기실종자 유전자 등록 제도’를 통해 그의 DNA를 아동권리보장원에 등록했다.

그 결과,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23년 86세로 별세한 그의 생모가 생전에 유전자를 등록해 두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유전자 일치 결과를 토대로 서울에 거주하는 그의 친누나와 연락이 닿았고, 두 사람은 지난달 경찰서가 주관한 상봉식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누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동생을 찾을 방법이 없을까 봐 생전에 유전자를 등록해 두셨다”며 “수십 년 동안 방송까지 출연해 찾으려 했지만 헛수고였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고 말했다.

강씨(가명)와 누나는 상봉식 내내 서로의 삶을 확인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처럼 유전자 정보가 장기 실종자 발견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국적인 DNA 정보 공유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2004년부터 실종 아동, 가족, 무연고자 등을 대상으로 유전자 등록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가족이 생전에 등록한 DNA가 남겨진 유일한 단서가 되는 사례가 늘면서, 유전자 등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영철 교수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어떻게 받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1582년 10월 4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기존 달력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그레고리력’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10월 4일 다음 날은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1990년 10월 3일, 동독과 서독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하나의 독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이 채 되지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1869년 10월 2일, 한 아이가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훗날 ‘인도의 아버지’로 불리며, 비폭력과 평화의 길을 세계에 보여준 마하트마 간디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1960년 10월 1일 – 나이지리아 독립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 선언. 독립 후 공화국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1882년 9월 30일 – 세계 최초 수력 중앙 발전소 가동 미국 위스콘신주 애플턴 폭스 강, 에디슨 수력 중앙 발전소(벌컨 스트리트 발전소) 가동 시작. 세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1829년 9월 29일 –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영국 내무장관 로버트 필 경, 런던 광역경찰청(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찰스 로완과 리처드 메인의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1994년 9월 28일 – 에스토니아호 침몰 발트해에서 여객선 에스토니아호 침몰. 탑승자 989명 중 138명만 구조, 사망·실종 약 850명. 20세기 평시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