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리! 건스!’… 美 야구장서 터진 이정후 향한 불꽃 응원"

훌리건? 아니, 후리건! 이정후 팬들의 美친 존재감
최현서 기자 2025-04-11 16:39:02
“후! 리! 건스!” 외침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가 들썩였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한 열혈 응원단이, 불꽃 가발과 율동으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다.

▲사진=X, Sports BAY AREA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신시내티의 경기에서, 중계 카메라는 유독 자주 관중석 한 구역을 비췄다. 형형색색의 가발, 통일된 티셔츠, 타이밍 맞춘 구호와 안무.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름은 ‘후리건스’. ‘훌리건(Hooligans)’과 이정후의 영어 이름 ‘Lee Hoo’를 결합한 작명이다.

특히 이들은 이정후의 등번호 51번에 맞춰 정확히 51명이 단체로 관람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가 슬라이딩 캐치로 호수비를 선보이자 곧바로 율동과 구호가 터져 나왔다. 중계 카메라 역시 이를 놓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비췄고, 경기가 끝난 뒤 SNS에는 “누구냐 저 사람들?”이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팬클럽 대표 카일 스밀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작년에도 경기장을 찾고 싶었지만, 이정후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해 아쉬웠다”며 “올해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복장에 대해서는 “샌프란시스코 현지의 화려한 개성과 유쾌한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며 웃었다.

흥미로운 점은, 구단의 공식 이벤트가 끝난 직후 자발적인 팬클럽이 탄생했다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앞서 5~7일 시애틀전에서 외야 142구역을 ‘이정후 존’으로 지정하고, 해당 티켓 구매자에게는 ‘정후 크루’ 티셔츠를 증정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후리건스’는 그 흐름을 이어받은 팬들의 자발적 에너지라 할 수 있다.

스밀리는 “우리 응원이 구단과 경쟁하는 게 아니다”며 “앞으로 함께 협력해서 더 멋진 응원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정후는 부상으로 아쉽게 마감한 지난 시즌을 딛고, 올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8일 기준 성적은 타율 0.333(36타수 12안타), 2루타 6개로 해당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시즌 초반 9경기 연속 출루,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 중이다.

▲사진=이정후 인스타그램

응원단의 영상을 경기 후에 본 이정후는 “작년에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느꼈다”며 “올해는 더 많이, 가까이에서 응원을 느낄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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