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고은희 기자2025-07-28 11:47:59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만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에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공식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양국이 8월 1일을 시한으로 막판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 조선업 재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산업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조선 산업 협력 구상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 김 장관은 미리 준비한 패널을 활용해 직접 설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 조선업(shipbuilding)을 접목한 개념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미국 현지 대규모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공적 금융 지원을 포함한 패키지형 제안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제안을 통해 미국 내 조선소 설립, 기술 이전, 인력 양성까지 아우르는 ‘그린필드형 투자’를 강조하며, 단순 재정 지원 중심의 일본·유럽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조선업 부활이라는 전략적 목표에 한국이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산업 동맹 성격을 부각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보증 패키지를 제시해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유럽연합도 6,000억 달러 규모의 유사 제안을 내놨지만, 대부분이 금융 보증에 치우친 ‘장부상의 숫자’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반해 한국이 제안한 ‘1,000억 달러+α’ 규모의 실질 투자 계획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협상에서 핵심 인물로 꼽히는 러트닉 장관도 한국 측의 제안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도 지난 26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미국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양국 간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중국과 경합 중인 산업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면서, 자국 내 조선 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이번 ‘마스가 프로젝트’가 향후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제안 규모와 조건 조율이 가능하다는 유연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한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실물 투자’의 가치를 적극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8월 1일 최종 협상 시한을 앞두고, 마스가 프로젝트가 관세 협상의 판을 뒤집는 핵심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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