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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덮친 극한호우…철도·선박 마비, 비는 계속된다

고은희 기자 2025-07-18 14:04:05


▲폭우로 침수된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3리 일대 / 사진=연합뉴스

16일부터 전국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전국 13개 시도에서 5천여 명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는 침수된 차량과 주택에서 각각 60대와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경기 오산에서는 폭우로 무너진 옹벽에 차량이 매몰돼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대전에서는 하천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후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광주에서는 실종 추정 신고가 이어져 경찰과 소방 당국이 이틀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전국 52개 시·군·구에서 3천413세대, 5천192명이 일시 대피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는 총 496건으로 집계됐는데, 도로 침수(328건)를 비롯해 토사 유실, 제방 유실, 하천 범람, 옹벽 붕괴, 역사 침수 등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사유시설 피해도 276건에 이르며, 특히 건물 및 주택 침수가 집중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벼 침수와 토사 유출로 인한 건물·차량 파손도 보고됐다.

교통망도 마비됐다. 철도는 경부선 서울∼대전 일반열차 구간을 포함해 호남선, 경전선, 전라선, 장항선, 충북선 등에서 일반·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침수된 선로 구간은 복구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선박 운항도 차질을 빚어 묵호∼울릉, 울릉∼독도 항로는 일시 중단됐다. 하상도로 54곳, 세월교 393곳, 둔치주차장 119곳, 캠핑장 13곳 등도 전면 통제 중이다. 정전 피해도 전국적으로 45건 발생해 이 중 9건은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상청은 16일부터 18일 오전 8시까지 나주 445.5㎜, 광주 442.2㎜, 충남 서산 519.3㎜, 홍성 437.6㎜ 등 지역에 400㎜ 이상 극한 강우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는 17일 하루 동안 426.4㎜의 비가 내리며 7월 일강수량으로는 관측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은 불과 이틀 사이 연간 강수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가 내렸고, 현재도 서해상에서 유입되는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언제든지 시간당 30∼80㎜의 집중호우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광주·전남,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100∼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충청권과 전북, 대구·경북은 50∼150㎜,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30∼100㎜, 제주 산지는 최대 150㎜, 경기 남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은 150㎜ 이상의 폭우가 예상된다. 중부지방은 정체전선의 영향,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고온다습한 남풍이 지속 유입되면서 비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비는 19일 밤부터 남부지방에서 그치기 시작해 수도권과 강원지역은 20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날 풍수해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대본 3단계를 가동해 전 부처 및 유관기관과 함께 대응 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당국은 각 지자체와 함께 위험지역 주민의 사전 대피, 침수 취약구역 통제, 실종자 수색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가 멈추고 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18일 낮 최고기온은 27∼32도 수준으로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19일부터는 고온다습한 기류가 유입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습도와 고온이 겹치는 '찜통더위'가 예고된 만큼 열사병 등 온열질환 예방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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