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서 밭일을 하는 농부 /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기온이 체온을 넘어선 일부 지역에서는 고령자 사망 사례가 잇따르며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7월 8일까지 전국 응급의료기관에 보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1,2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6명)의 2.5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8명으로, 지난해 전체(3명)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일 하루 동안에만 온열질환자가 238명 발생했으며, 이 중 1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7월 초순부터 하루 2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등 일부 내륙 지역에서는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며 체온보다 더 뜨거운 ‘생존 한계선’ 수준의 더위가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외부 온도가 체온을 넘을 경우, 인체의 열 방출 메커니즘이 마비되면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체온을 초과하면 땀과 피부를 통한 열 방출이 작동하지 않아 오히려 외부 열이 몸 안으로 흡수된다”며 “체온이 40도에 이르면 단백질 변성이 시작되고, 42도에 도달하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온에서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특히 노약자는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갈증 인지 능력도 둔화돼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집계된 온열질환 사망자 238명 중 60세 이상이 156명(65.5%)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도 사망자 8명 중 4명이 70대 이상 고령자였고, 대부분 논밭·비닐하우스 등 야외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에 따른 건강 위험은 단순히 더위 당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환경에 노출되면 며칠 뒤에도 건강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체내 열이 방출되지 못한 채 누적되는 ‘축열(蓄熱)’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물, 우산, 샤워’를 온열질환 예방 3대 수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갈증이 느껴지기 전부터 수시로 물을 마시고, 외출 시에는 양산이나 우산으로 햇볕을 차단해야 하며, 외출 후에는 찬물 샤워로 체내 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폭염 특보 발효 시에는 한낮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특히 농작업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로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 중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무더위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 일수가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전국적인 대응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