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감독, 배우, 제작자 등 500명의 설문을 바탕으로 집계된 이번 순위에서, 기생충은 2000년 이후 개봉한 수많은 영화들 가운데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기생충은 201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영화계의 지형을 바꿔놓은 작품이다. 상류층과 하류층이라는 두 가족의 만남을 통해 계급 불평등과 신자유주의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한 내용은 국내외 관객의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뉴욕타임스는 “봉 감독은 유쾌하고 기괴하며, 불안한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사회적 비극을 완성했다”며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을 맹렬하게 비판한 충격적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봉 감독을 “장르를 넘나드는 거장”으로 소개했다.
이번 선정에는 기생충뿐 아니라 한국 영화의 또 다른 대표작들도 포함됐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43위에 올랐으며, 봉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살인의 추억은 99위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올드보이에 대해 “망치 액션 장면으로 대표되는 감정의 폭발과 폭력성의 극치”라 평했고, 살인의 추억에 대해선 “유머와 드라마를 교차시키며 인간의 한계를 탐구한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86위에 랭크됐다. 뉴욕타임스는 “한 세기의 영화적 변화 속에서 세월의 도전을 견딘 작품들”이라는 선정 기준을 설명하며, 이번 리스트가 스트리밍 시대와 팬데믹을 거친 21세기 영화 산업의 흐름을 되짚는 기회라고 밝혔다.
2위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 3위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데어 윌 비 블러드가 차지했다. 이러한 순위 속에서 한국 영화 세 편이 100위 안에 포함된 것은 K-컬처의 영향력이 세계 주류 영화계에서 확고히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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