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서울 집값 폭등에 전세가율 역대최저, 갭투자 적신호

전세가율 30%, 사실상 갭 투자 어려워
고은희 기자 2025-06-23 09:39:59

▲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 /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전세가율은 모두 30%대로 떨어지며, 사실상 전세를 활용한 이른바 ‘갭투자’가 어려운 시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R114와 KB부동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전세가율은 37.1%로 집계돼, 전셋값이 매매가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38.4%, 강남구는 39.1%를 기록해 나란히 30%대에 머물렀고, 이는 2017년 이후 최저치다.

강남 외 지역에서도 전세가율 하락이 뚜렷했다. 용산구 40.9%, 양천구 44.2%, 영등포구 45.6%, 강동구 46.3%, 성동구 46.4% 등 서울 주요 자치구 전셋값이 매매가의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 평균 전세가율은 45.2%로, 2017년 1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전세가율 하락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3월 90억 원에서 이달 초 101억 원으로 거래가 이뤄졌고,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2월 47억 9000만 원에서 최근 56억 5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강남3구 전세가율은 빠르게 떨어졌다. 강남구는 1월 대비 2.8%포인트, 송파구는 2.7%포인트, 서초구는 2.4%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전세가격도 오르고 있지만, 매매가격의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세가율 하락은 사용가치(전세)보다 투자가치(매매)가 과도하게 부각된 시장 구조를 의미한다”며 “서울은 갭투자조차 본인 자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세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전세 가격은 계약기간 등으로 인해 매매가처럼 즉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급 부족 우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7월부터 시행될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앞둔 수요 증가 등이 집값 상승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시장 과열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토교통부 등과 부동산 시장 점검 태스크포스를 가동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성동구 등 집값이 빠르게 오르는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시사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영철 교수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어떻게 받
문주란의 향기와 언어의 고결함

문주란의 향기와 언어의 고결함

바닷가 모래톱을 가로지르는 시원한 해풍 속에서 홀로 피어나는 야생 문주란의 향기는 가히 환상적입니다. 수선화과에 속하며 '청순', '고결', '순수한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1582년 10월 4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기존 달력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그레고리력’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10월 4일 다음 날은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1990년 10월 3일, 동독과 서독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하나의 독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이 채 되지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1869년 10월 2일, 한 아이가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훗날 ‘인도의 아버지’로 불리며, 비폭력과 평화의 길을 세계에 보여준 마하트마 간디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1960년 10월 1일 – 나이지리아 독립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 선언. 독립 후 공화국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1882년 9월 30일 – 세계 최초 수력 중앙 발전소 가동 미국 위스콘신주 애플턴 폭스 강, 에디슨 수력 중앙 발전소(벌컨 스트리트 발전소) 가동 시작. 세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1829년 9월 29일 –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영국 내무장관 로버트 필 경, 런던 광역경찰청(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찰스 로완과 리처드 메인의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1994년 9월 28일 – 에스토니아호 침몰 발트해에서 여객선 에스토니아호 침몰. 탑승자 989명 중 138명만 구조, 사망·실종 약 850명. 20세기 평시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