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지나는 유조선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이 보복 조치로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충돌에 미국이 직접 개입한 상황에서 중동 지역 전역으로의 확전 가능성도 제기되며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최대 5.7%,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4% 이상 급등했다. 한국시간 23일 오전 기준으로는 WTI 7월물 가격이 배럴당 76.32달러로 전일 대비 3.36% 올랐고, 브렌트유는 79.49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이란 의회가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촉발됐다. 해협 봉쇄의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지만, 해상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4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통로다. 하루 평균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이 해협을 통해 이동하며, 대부분이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 향한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경유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형 유조선 2척이 이란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유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 미국 등 해운국들은 자국 선박에 항로 재검토를 권고하며 경계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JP모건과 씨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와 물가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쇼크그룹의 스티븐 쇼크 대표는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인도와 중국이 타격을 입는 상황을 이란이 감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란 역시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오만만 연안 석유 수출항을 마련해 일부 물량을 분산하고 있으나, 일일 수송량은 30만 배럴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중동 내 일부 산유국은 대체 수송로를 확보해 피해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반면, 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 등은 해협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공급망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란의 최종 결단이 국제 에너지 시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가운데, 각국 정부와 해운업계는 실시간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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