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코렌브뤼흐의 하멜 동상 (사진=헨드릭 하멜 박물관 홈페이지) 유럽 한국학계의 대표 학술상이던 ‘헨드릭하멜상’이 명칭을 바꾸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유럽한국학회(AKSE) 총회에서는 기존 ‘헨드릭하멜상’을 ‘AKSE상’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AKSE는 유럽 내 한국학 연구자들이 주축이 된 학술 단체로 2017년부터 유럽 언어로 발표된 우수 한국학 논문이나 출판물에 2년마다 이 상을 수여해왔다.
‘하멜상’의 이름이 된 헨드릭 하멜(1630~1692)은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회계사이자 서기로, 상선 스페르버르호를 타고 일본으로 향하던 중 난파돼 제주도에 표류했다. 이후 13년간 조선에 억류됐다가 탈출해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는 유럽 각국에서 ‘하멜 표류기’로 출간돼 널리 읽혔다.
이 책은 조선을 소개한 서양 최초의 기록으로 평가받지만 “조선인은 거짓말과 도둑질을 잘한다”는 등의 편견 어린 묘사가 담겨 있어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학계 일각에서는 그간 “하멜의 이름을 딴 학술상 제정 자체가 유럽 학계가 식민주의적 시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명칭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는 “19세기까지 하멜의 책을 읽은 유럽 뱃사람들이 조선 해역을 두려워해 항해 속도를 높였다는 기록도 있다”며 “하멜은 기념의 대상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할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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