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네 번째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결정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4.25~4.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3·5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결정이다.
연준은 이번 동결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 인상은 물가를 자극하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그 영향의 지속 기간과 규모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 올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3.0%로 0.3%포인트 상향했다. 기준금리 전망치는 올해 말 3.9%로 유지했지만, 내년과 2027년 말 전망치는 각각 0.2%p, 0.3%p 상향 조정해 통화완화 속도는 더 느려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동결로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00%포인트로 유지됐다. 이는 역대 최대 격차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하면서 벌어진 차이다.
한국은행의 다음달 금통위 결정에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가계대출도 급증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지만 금리 차 확대와 무역 불확실성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재차 커질 수 있다”며 신중한 통화정책 운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최소 한 차례, 많게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 금리 차와 환율 불안 요인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연준의 독립적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 인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금보다 2.5%포인트는 낮아야 한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 비판했지만, 연준은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동결 결정을 재확인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향후 통화정책 완화의 속도가 급격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 경제 여건과 금융시장 안정을 모두 고려한 신중한 선택을 요구받는 상황이다.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