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과 상점을 향해 물총을 발사하는 시위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유럽 주요 관광도시에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관광객에 지친 주민들이 거리로 나서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지시간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에서는 약 600명의 시위대가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당신들의 휴가는 우리의 고통’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명품 매장과 고급 호텔이 밀집한 중심가를 지나며 일부 관광객에게 물총을 쏘고 호텔 앞에서 연막탄을 터뜨리는 등 격한 행동도 보였다.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물총을 맞은 한국인 관광객은 “관광객을 동물처럼 취급하는 건 도를 넘은 행동”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시위대의 행진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인근에서 경찰의 저지선에 막히며 종료됐다. 바르셀로나 외에도 이비자, 말라가, 마요르카, 그라나다 등 다른 스페인 관광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마요르카에선 시위대가 관광버스를 가로막고 조명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밀라노, 베네치아, 제노바, 팔레르모 등지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열렸다. 특히 제노바에서는 시위대가 여행용 캐리어를 끌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관광객이 유발하는 소음을 재현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과잉 관광' 반대 시위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들은 “현재의 관광 모델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거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숙박 공유 플랫폼(에어비앤비 등)을 통한 수익성이 높아지자, 집주인들이 장기 임대를 중단하고 임대료를 인상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저렴한 주거지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르셀로나의 인구는 약 160만 명이지만, 지난해 이 도시를 찾은 관광객은 2,600만 명에 달했다. 시위대는 “이 같은 관광객 급증이 계속된다면, 도시는 결국 관광객을 위한 무대만 남고 시민들은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바르셀로나 시 당국은 오는 2028년까지 관광객 대상 아파트 임대를 전면 금지할 계획을 발표했다. 베네치아는 입장료 제도를 도입했고, 산토리니(그리스), 브뤼허(벨기에) 등도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한편, 올해 유럽 내 관광객 소비 지출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약 8,380억 달러(약 1,14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 경제와 주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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