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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전격 공습…중동 ‘전면 충돌’ 위기 고조

고은희 기자 2025-06-13 11:09:52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전역의 핵시설 및 군사 거점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작전명 ‘사자들의 나라(Nation of Lions)’ 하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군사 목표물 수십 곳에 대한 1단계 공격을 완료했다”며 “작전은 수일간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타격 목표에는 중부 나탄즈 핵물질 농축시설과 미사일 개발 관련 시설, 핵 과학자 숙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은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테헤란 인근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정밀 타격을 감행했다. 테헤란 북동부에서는 거대한 폭발음이 발생했으며, 이란은 곧바로 국제공항 운항을 중단하고 최고안보회의를 소집하는 등 초비상에 돌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은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무력화하고, 중동 안정과 이스라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이란 국민이 아닌, 독재 정권을 겨냥한 정밀 작전”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공격이 “필요하다면 며칠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이란의 보복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비할 것을 명령했다. 이스라엘은 영공을 전면 폐쇄하고 대규모 대피령을 발령했으며, 미국도 중동 주재 외교 인력 일부의 철수를 지시했다.

이란은 이전부터 핵시설에 대한 외국의 공격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해 왔으며, 이번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이란이 이스라엘 또는 중동 내 미군 시설을 보복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공습은 15일로 예정돼 있던 미국-이란 간 핵 협상을 앞두고 전격 단행된 것으로, 사실상 협상 자체의 무산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가 타결될 조짐을 보일 경우 선제 타격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며, 실제로 미국 측에는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지만, 군사적 지원은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대응에 착수했지만, “이스라엘의 조치는 단독 행동이며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이 미국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 삼을 경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세력을 제압한 데 이어, 이란 본토에 대한 직접 공습으로 전략적 도박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방공망과 군사 네트워크가 최근 약화된 틈을 타 핵무기 개발 저지라는 명분 아래 선제 타격을 강행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즉각 성명을 통해 양측의 무력 충돌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긴급회의 소집을 검토 중이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나탄즈 시설의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국제사찰 재개를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본격적인 전면전으로 확산될 경우, 중동 전역은 물론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지정학에도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