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국제회의장 화재…“국보·보물은 이미 이송, 나머지도 반출 대비”

10일 오전 10시 22분 경,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천장 에어컨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화재로, 당시 회의장에 있던 시민 100여 명과 조계사 스님 등 관계자들이 모두 긴급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35대와 인력 142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며, 오전 11시 36분께 초진에 성공했다. 화재 발생 지점은 조계사 경내 국제회의장이었지만, 인접한 한국불교중앙박물관과 조계사 본당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다.

박물관에는 국보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 보물 ‘여수 흥국사 십육나한도’ 등이 전시돼 있었으며, 최근 기획전 ‘호선(毫仙) 의겸(義謙):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을 위해 전국 사찰에서 모인 성보들도 함께 보관 중이었다.

조계종 측은 “국보·보물급 유물은 이미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송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소방당국도 “현재 박물관 내에 남아 있는 문화재 20여 점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반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물론, 문화재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장에는 문화재청 관계자들도 나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소방당국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