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줍줍' 청약, 오늘부터 무주택자만 가능…실거주 검증도 강화

고은희 기자 2025-06-10 11:04:20
▲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오늘(10일)부터 소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지난해 말 경기 동탄의 ‘로또 청약’으로 294만명이 몰리며 청약홈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가 발표한 청약 제도 개편안이 4개월 만에 본격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 시행에 따라 무순위 청약의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무순위 청약은 본 청약 이후 계약 취소나 청약 미달로 인해 발생한 잔여 물량을 재공급하는 제도로, 일반 청약보다 경쟁률이 낮고 시세차익이 커 ‘줍줍’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다.

이번 제도 개편의 배경에는 2023년 무주택자 외에도 유주택자에게까지 문을 열었던 청약 완화 조치가 과열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당시 정부는 미분양 해소를 이유로 지역 요건도 완화했으나, 결과적으로 인기 단지에 대한 투기적 수요만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편안에 따르면, 앞으로 무순위 청약은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으며, 거주지 요건은 해당 지자체장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역에선 외지인 청약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에선 외지인 신청을 제한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강동구에서 청약 물량이 발생할 경우, 강동구청장이 서울 또는 수도권 거주자에게만 신청 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 식이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 등 경쟁이 낮은 지역은 전국 단위 청약이 가능하다.

개편된 제도의 첫 적용지로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에 무순위 청약으로 공급될 예정인 잔여 가구는 전용면적 39·49·59·84㎡ 각 1가구씩 총 4가구다. 분양 당시보다 최대 10억원 이상 시세가 오른 만큼 극심한 경쟁이 예상된다. 실제로 전용 59㎡는 2023년 분양가가 약 10억원이었으나, 지난달 실거래가는 2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정부는 무순위 청약 자격 제한과 함께 위장전입을 통한 가점 조작을 막기 위해 실거주 검증 절차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 등·초본만으로 청약 가점을 인정받았지만, 앞으로는 입주자와 가족의 병원·약국 이용내역 등 건강보험 요양급여자료를 통해 실거주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직계존속의 경우 공고일 이전 3년간, 30세 이상 자녀의 경우 1년간의 의료 이용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 청약 제도 개편은 과열된 청약시장에 제동을 걸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 원칙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인기 단지에선 여전히 ‘로또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영철 교수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어떻게 받
문주란의 향기와 언어의 고결함

문주란의 향기와 언어의 고결함

바닷가 모래톱을 가로지르는 시원한 해풍 속에서 홀로 피어나는 야생 문주란의 향기는 가히 환상적입니다. 수선화과에 속하며 '청순', '고결', '순수한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1582년 10월 4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기존 달력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그레고리력’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10월 4일 다음 날은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1990년 10월 3일, 동독과 서독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하나의 독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이 채 되지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1869년 10월 2일, 한 아이가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훗날 ‘인도의 아버지’로 불리며, 비폭력과 평화의 길을 세계에 보여준 마하트마 간디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1960년 10월 1일 – 나이지리아 독립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 선언. 독립 후 공화국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1882년 9월 30일 – 세계 최초 수력 중앙 발전소 가동 미국 위스콘신주 애플턴 폭스 강, 에디슨 수력 중앙 발전소(벌컨 스트리트 발전소) 가동 시작. 세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1829년 9월 29일 –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영국 내무장관 로버트 필 경, 런던 광역경찰청(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찰스 로완과 리처드 메인의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1994년 9월 28일 – 에스토니아호 침몰 발트해에서 여객선 에스토니아호 침몰. 탑승자 989명 중 138명만 구조, 사망·실종 약 850명. 20세기 평시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