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 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작품상을 수상한 '어쩌면 해피엔딩' 제작진. 박천휴 작가, 작곡가 윌 애런슨, 배우 대런 크리스 등
한국 창작 뮤지컬이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토니상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현지 시각 6월 8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토니상 최다 수상작이 됐다.
이는 국내에서 완성된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수상한 사상 첫 사례로, 한국 뮤지컬 역사에 기념비적인 기록으로 남게 됐다.
"브로드웨이도 감동했다"… 인디팝과 재즈의 융합, 인간성과 로봇의 사랑 〈어쩌면 해피엔딩〉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점차 감정을 느끼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따뜻한 미래 서사극이다.
2016년 대학로의 약 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박천휴 작가와 미국 작곡가 윌 애런슨이 공동 창작했다. 한국의 인디팝 감성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스타일을 혼합한 음악으로 새로운 색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11월 브로드웨이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한 이 작품은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외부 비평가 협회상 등 다수 시상식을 휩쓸며 이미 미국 공연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토니상에선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 쟁쟁한 경쟁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감사하다, 우리를 받아준 브로드웨이"... 창작자들의 감격 박천휴 작가는 작사·작곡상 수상 소감에서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준 것에 감사한다”며 감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해피엔딩〉은 감성이 융합된 용광로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적 서정성과 세계적 언어가 만나 이룬 결과”라 밝혔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올리버 역의 배우 대런 크리스는 "이 작품은 사람과 기계, 동서양, 전통과 미래를 연결하는 교차점이었다"며 "창작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내 ‘K-뮤지컬’의 부상… “더는 예외가 아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석권은 단지 한 작품의 성공을 넘어 K-뮤지컬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위대한 개츠비’에서 린다 조(의상디자인상), 하나 수연 김(조명상) 등 한국계 창작자들이 수상하며 주목받았고,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활동한 작품들도 점차 자리를 넓히고 있다.
“토니상 6관왕”이라는 찬란한 이정표는 이제 K-콘텐츠가 더 이상 ‘외국 무대의 예외적 성공’이 아님을, 창작 뮤지컬 또한 글로벌 중심에서 통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내년 1월 17일까지 브로드웨이에서 연장 공연을 이어가며, 오는 10월엔 국내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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