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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보다 더하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 27년 만에 최저치 기록

고은희 기자 2025-06-09 13:55:07

지난달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 배수가 0.37로 집계돼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월(0.32) 이후 27년 만에 5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시 근로자 증가 폭도 5월 기준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고용 시장 회복 속도가 한층 둔화된 모습이다.

고용노동부가 6월 9일 발표한 ‘5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천55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7천명(1.2%) 증가했다. 이는 2020년 5월(15만5천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소폭 늘었지만 건설업은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5만명으로 식료품·기타운송장비·자동차·화학제품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금속가공·고무·플라스틱 등 전통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했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천82만명으로 보건복지·사업서비스·전문과학·숙박음식·운수창고업 중심으로 늘었으나 도소매·정보통신업에서는 감소가 지속됐다. 반면 건설업은 75만4천명으로 전월 대비 1만9천명 줄어들며 업종 전반의 회복을 저해했다.

연령별 고용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30대(7만3천명), 50대(5만4천명), 60세 이상(19만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늘었으나 29세 이하(9만3천명)와 40대(3만7천명)는 각각 35개월, 21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은 정보통신(-2만2천명), 도소매(-1만9천명), 제조업(-1만6천명), 전문과학기술(-9천명) 등 다수 업종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지표인 구직급여 현황도 고용난을 반영했다. 5월 신규 구직급여 신청자는 8만5천명으로 3.1% 감소했으나, 구직급여 지급자 수는 67만명(3.7%↑), 지급액은 1조1천108억원(3.0%↑)으로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구직급여 지급 기간이 최대 270일로 늘어나면서 누적 수급자가 꾸준히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 통계도 고용 부진을 보여줬다. 5월 신규 구인 인원은 14만1천명으로 전년보다 24.8% 급감했고, 신규 구직 인원은 37만6천명으로 2.6% 늘어 구인 배수가 악화됐다.

천경기 고용노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상반기에는 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제조업·건설업의 어려움과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는 고용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자리 구조 변화에 대응한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