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방 / 사진=유튜브 웜패브 야구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크보빵’(KBO빵)의 생산이 중단된다. 지난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비판과 불매 운동 여론이 거세지면서, SPC삼립이 결국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SPC삼립은 2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더욱 힘쓰겠다”고 공지했다. 생산 중단은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되며, 사실상 단종 수순에 들어간다.
크보빵은 지난 3월 20일 KBO와 협업해 출시된 제품으로, 출시 41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봉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품 봉지 안에 인기 프로야구 선수들의 띠부씰(스티커)이 동봉돼 있어, 수집 열풍과 품절 사태까지 이어졌다. SPC삼립의 주가도 크보빵 흥행 덕에 지난 3월 단숨에 8% 이상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9일 새벽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후 일부 야구팬들이 “화려한 콜라보 뒤에 숨겨진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크보빵 불매운동’에 돌입했고, 온라인 서명에 2,300명 이상이 참여했다.
KBO 측은 부정 여론에 부담을 느껴 협업 지속 여부를 재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SPC삼립은 결국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생산이 중단되는 시화공장은 SPC삼립 전체 생산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공장이다. 현재 사고 이후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며, 생산 중단 장기화로 빵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와 대형 유통점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버거킹은 SPC삼립이 공급하는 햄버거 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제품 출시를 연기했고, 맘스터치 일부 직영점은 배달 주문을 일시 중단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부시맨 브레드’를 대체품으로 바꿨으며, 롯데마트도 매장 내 일부 삼립 제품 입고 지연 안내문을 게시했다.
SPC삼립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범수 공동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안전 강화 대책도 공개했다. 회사는 사고 설비를 조사 후 철거·폐기하고, 노사 합동 정기 안전점검과 4조3교대 근무체제 시범 운영, 라인별 주 1회 가동 중단 및 설비 점검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도세호 SPC 대표이사도 “그룹 차원의 안전경영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기존 1,000억 원 규모의 안전 투자 계획을 확대하고 계열사별 안전 인력 강화에 추가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보빵 생산 중단 소식에 SPC삼립 주가는 3월 고점 대비 약 15% 하락한 5만3천 원선에 머물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반복되는 안전사고로 투자심리 회복이 요원하다”며, SPC삼립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4천 원에서 5만9천 원으로 20% 하향 조정했다.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