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군 P-3CK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로 승무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관련해, 조종사들이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기체를 논밭 방향으로 틀었다는 정황이 주민 증언과 CCTV 영상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승무원 4명이 순직했으며, 해군은 이들을 1계급 진급 추서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사고는 29일 오후 1시 49분경, 포항기지에서 훈련 중이던 P-3CK 초계기가 이륙 후 두 번째 훈련을 위해 선회하던 중 포항시 동해면 신정리 인근 야산에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사고기는 제주 해군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이었으나 훈련 여건으로 인해 포항기지를 활용 중이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사고 지점 인근에서 기체가 방향을 논밭 쪽으로 틀었고, 곧이어 폭발음이 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군용기 소리가 평소보다 유난히 작고 이상했으며, 기체가 민가 밀집 지역이 아닌 산 쪽으로 향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은 인근 상가 CCTV에도 포착돼, 기체가 한차례 방향을 틀어 능선을 따라 추락하는 모습이 기록됐다.
사고기는 1966년 제작돼 미국 해군에서 운용되다 2010년 우리 해군이 개조·도입한 기종으로, 현재까지도 주력 대잠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해당 기체는 2021년 대대적인 창정비를 받은 상태였으며, 올해 연말 추가 정비가 예정돼 있었다.
해군에 따르면 사고 당일 기상 상황은 양호했고, 이륙 직후인 오후 1시 48분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추락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으며, 해군은 조류 충돌, 기상 급변, 난기류 등 외부 요인도 포함해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으나, 조종석 내 음성녹음장치는 수거돼 분석이 진행 중이다. 해군은 음성기록과 항적 자료 등을 종합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이 사고로 숨진 승무원은 ▲박진우 중령(정조종사) ▲이태훈 소령(부조종사)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로, 이들은 모두 순직 처리됐으며 각각 1계급 진급이 이루어졌다. 해군은 “조종사들이 마지막까지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례는 해군장으로 엄수되며, 영결식은 오는 6월 1일 해군항공사령부에서 진행된다. 해군은 전 기종에 대한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으며, P-3 시리즈 초계기에 대해선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 지점은 민가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위치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민간 피해가 없었던 데 대해 “조종사들의 침착한 판단과 책임감이 비극 속에서도 큰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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