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이번 조치는, 내수 둔화와 수출 불확실성 속에서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됐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1.0%)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 총재는 “경기 침체가 뚜렷한 상황에서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가계부채 급증과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 자극 우려 등 금융안정 리스크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리를 빠르게 내릴 경우 자산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코로나19 시기의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다시 2.0%포인트까지 벌리게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발 금리 불확실성과 고환율 부담이 일부 완화된 점도 인하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금통위 내부에서는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이 총재는 “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며 “다만 모든 결정은 향후 데이터를 면밀히 점검한 뒤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인하 결정이 경기 대응에 초점을 둔 한은의 명확한 정책 방향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이 빠른 확산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의 재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1.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물가 전망은 올해 1.9%, 내년 1.8%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이번 결정은 대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발표된 만큼, 정치권과 정부의 경기 대응정책, 향후 무역협상 및 관세 변화 등 복합적 대내외 변수들이 금통위의 다음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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