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 캡처경기 안양시의 한 고등학교 체육대회에서 남학생들이 여성혐오 표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촬영한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학교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지역 여성단체는 교내 혐오문화 점검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16일 체육대회 당시 촬영된 것으로, 남학생 두 명이 ‘여자 목소리는 80㏈을 넘으면 안 된다’, ‘여자는 남자 말에 말대꾸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한 장면이 담겼다. 해당 문구는 10대 남성들 사이에서 '계집 신조'라는 제목으로 유행 중인 온라인 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SNS 상에 떠도는 '계집신조' (출처=엑스(X) 캡처) 사진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온라인상에서는 “고등학생의 성차별 인식이 심각하다”, “단순한 장난으로 넘길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안양시의회와 경기도교육청 등에는 해당 학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잇따랐고, 일부 학생들의 신상이 유포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고등학교 측은 지난 22일 교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사안을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중대한 사안으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축소나 은폐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성인지 감수성 및 인권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생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학교는 현재 관련 학생에 대한 선도 조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는 “논란과는 무관한 학생의 신상이 온라인에 잘못 공개돼 학교폭력 신고까지 이어진 상황”이라며 “또 다른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건을 계기로 지역 시민사회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양여성연대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학생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교육공동체 내에 뿌리내린 구조적 문제”라며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혐오 표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교육청, 지자체, 시민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 전체의 인식 점검, 교내 시민교육 체계의 내실화, 투명한 진상조사와 지역사회와의 공유가 병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학교 측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실시했고, 학부모 간담회 및 대의원 회의 등 내부 소통에도 나선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근본적인 학교 문화 개선을 위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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