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이준석 '젓가락 발언' 논란 확산…민주·민노당·시민사회 강력 반발

이한나 기자 2025-05-28 08:57:05
▲해당 발언을 질의하는 이준석 후보

27일 진행된 제21대 대통령선거 마지막 TV토론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꺼낸 ‘젓가락’ 발언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 후보는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이 작성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 인터넷 게시글 내용을 인용해 질문을 던졌고,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민노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의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 말하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권 후보는 “취지를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고, 이 후보는 “민노당은 성폭력적 발언에 대한 기준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재명 후보에게도 “동의하느냐”고 물었지만, 이 후보는 “시간과 규칙을 지켜 질문하라”고 응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청소년과 여성을 비롯한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도저히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을 꺼냈다”며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권 후보는 방송 직후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밝히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혐오 표현을 공중파에서 인용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도 거센 반응이 이어졌다. 한 엑스(구 트위터) 이용자는 “대선 토론 역사상 최악의 실언”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TV토론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해당 발언을 '국민을 상대로 한 언어 성폭력'으로 규정하며, 고발을 인증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다음 날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공의 방송임을 감안해 표현을 정제했으며, 해당 사안에 대한 두 후보의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질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성범죄성 발언에 대해 단호한 기준을 갖지 못한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설전을 넘어서, 대선 후보의 자질 문제뿐 아니라 TV토론에서의 발언 책임, 방송 윤리, 성인지 감수성 등 다양한 쟁점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그냥 살자'고 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영철 교수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어떻게 받
문주란의 향기와 언어의 고결함

문주란의 향기와 언어의 고결함

바닷가 모래톱을 가로지르는 시원한 해풍 속에서 홀로 피어나는 야생 문주란의 향기는 가히 환상적입니다. 수선화과에 속하며 '청순', '고결', '순수한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역사 속 오늘, 10월 4일 (최종편)

1582년 10월 4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기존 달력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그레고리력’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10월 4일 다음 날은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역사 속 오늘, 10월 3일

1990년 10월 3일, 동독과 서독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하나의 독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이 채 되지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역사 속 오늘, 10월 2일

1869년 10월 2일, 한 아이가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훗날 ‘인도의 아버지’로 불리며, 비폭력과 평화의 길을 세계에 보여준 마하트마 간디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역사 속 오늘, 10월 1일

1960년 10월 1일 – 나이지리아 독립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 선언. 독립 후 공화국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역사 속 오늘, 9월 30일

1882년 9월 30일 – 세계 최초 수력 중앙 발전소 가동 미국 위스콘신주 애플턴 폭스 강, 에디슨 수력 중앙 발전소(벌컨 스트리트 발전소) 가동 시작. 세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역사 속 오늘, 9월 29일

1829년 9월 29일 –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영국 내무장관 로버트 필 경, 런던 광역경찰청(메트로폴리탄 경찰) 설립. 찰스 로완과 리처드 메인의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역사 속 오늘, 9월 28일

1994년 9월 28일 – 에스토니아호 침몰 발트해에서 여객선 에스토니아호 침몰. 탑승자 989명 중 138명만 구조, 사망·실종 약 850명. 20세기 평시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