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트럼프 행정부, 주한미군 4,500명 철수 검토…괌 등 인도태평양 재배치 가능성

고은희 기자 2025-05-23 07:44:02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 명을 한국에서 철수시키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현재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2만8,500명 가운데 약 4,500명을 괌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기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비공식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 이는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전략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는 안건 중 하나라는 것이다.

본문 이미지
▲ 경기도 동두천 주한미군 기지 / 사진=연합뉴스


▶ 전략적 재배치인가, 협상용 압박카드인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한미군 철수론을 세 가지 축, 즉 ▲미국의 방위 전략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관 ▲대(對)한국 협상 카드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미국 국방부는 중국 견제 및 대만 유사시 대응 강화를 위해 인도·태평양 내 병력 재배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주한미군의 16%에 해당하는 병력을 괌 등 전략 거점으로 이동시켜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비용 중심 외교'가 그 배경이다. 그는 1기 때부터 “부유한 한국이 주한미군에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고, 지난 4월에도 “내가 대통령이면 한국은 연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방위비로 내게 될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 압박을 노골화한 바 있다.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도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지불을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 동북아 안보 재편 가능성…한국 새 정부 대응 시험대

이번 주한미군 감축 검토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단순한 병력 이동을 넘어 한미동맹의 지형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수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한국에 주둔해온 미군은 단순한 대북 억제 수단을 넘어, 동북아 전체의 군사 균형자 역할을 해왔다. 이를 전략적으로 유연화한다는 명분으로 감축·재배치할 경우, 중국·러시아 견제를 위한 미군 전력 재편이라는 명분과 함께, 한국과의 군사적 연계 약화라는 현실이 병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미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으며,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역시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 한국 안보 공백 우려…전략적 대응 필요성 제기

문제는 이번 보도가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감축이 단지 전략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과 안보 관련 정책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차기 정부는 무역·관세협상과 연동된 주한미군 감축 및 방위비 분담 협상을 종합적이고 전략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동시에,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의 주한미군 감축은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무관용'보다는 '협상력'이 요구되는 시기

결국, 미국 측의 전략 조정을 감안하되, 한국은 필요한 외교적 신호를 미국에 명확히 전달하면서 자국의 안보 이익을 지키는 균형감 있는 접근이 절실하다.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감축 논의에 앞서, 합리적 설명을 요구하고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외교적 역량이 차기 정부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역사 속 오늘, 8월 3일

역사 속 오늘, 8월 3일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인 '산타클로스 랜드'가 개장한 날로, 놀이문화의 새 지평을 연 상징적 순간이다. 또한 미국·영국·소련이 전략무기 제
역사 속 오늘, 8월 2일

역사 속 오늘, 8월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며 걸프전의 서막을 연 날로, 중동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온 날이다. 또한 히틀러가 독일의 총통으로 권력을 집중해 나치
역사 속 오늘, 8월 1일

역사 속 오늘, 8월 1일

▶ 바르샤바 봉기 발발…폴란드 저항군 나치에 맞서다 (1944년)1944년 8월 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반(反)나치 저항운동인 ‘바르샤바 봉기’
역사 속 오늘, 7월 31일

역사 속 오늘, 7월 31일

7월 31일은 전 세계적으로 기억해야 할 역사적 전환점들이 겹쳐 있는 날입니다. 한 작가의 실종은 문학의 신화를 남겼고, 한 지도자의 선언은 독립국가
역사 속 오늘, 7월 30일

역사 속 오늘, 7월 30일

7월 30일은 이라크가 쿠웨이트 침공을 최종 결정하며 걸프전의 도화선이 된 날이다. 또한 유엔이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에 제재를 가하고, ‘세계
역사 속 오늘, 7월 29일

역사 속 오늘, 7월 29일

7월 29일은 대한민국 제2공화국 첫 총선이 치러진 정치적 전환점이자, 다이애나와 찰스 왕세자의 세기적 결혼식이 열린 날이다. 또한 NASA와 IAEA가 공식
역사 속 오늘, 7월 28일

역사 속 오늘, 7월 28일

7월 28일은 전쟁의 불씨가 세계를 집어삼킨 날, 대지진이 수십만 생명을 앗아간 날, 그리고 초고층 빌딩이 비행기와 충돌한 날. 인류의 기억에 깊이 새